미얀마 군부가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에 반기를 든 극우 승려를 포함해 수감 중인 죄수 2만3천여 명에 대해 사면 결정을 내렸다.
12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이날 국영 매체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미얀마가 새로운 민주적 국가를 수립하는 과정에서 국민에게 기쁨을 주고 인도주의적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수감자들의 형을 면제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현지 매체인 미얀마 나우는 수치 고문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군부를 지지해 온 극우 승려 위라투도 사면 대상에 포함돼 석방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위라투는 수치 문민정부에 반기를 들어온 대표적 인사다.
무슬림 로힝야족에 대한 극단적 반감 표출과 함께, 반정부 시위를 주도하면서 문민정부가 부패한 데다 군부 힘을 줄이는 방향으로 헌법을 고치려 한다고 비판해왔다.
지난 2015년 총선에서도 수치 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 민족동맹(NLD)의 라이벌이자 군부의 지원을 받는 통합단결발전당(USDP)을 지지했었다.
폭동선동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됐던 그는 지난해 11월 총선 직전 자수해 그 배경을 두고 여러 관측이 제기됐었다.
이 때문에 군정의 사면 조치에 대해 현지 SNS 일각에서는 군부 지지자들을 대거 석방한 뒤 이들에게 쿠데타에 항의하는 시위대를 공격하게 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또 군부 지지자들을 교도소에서 내보내고 그 자리에 쿠데타 규탄 시위대를 대거 체포해 수감하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심각한 부정이 발생했음에도 정부가 이를 조사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지난 1일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았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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