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률형 아이템 규제 법제화 '급물살'

양현주 기자

입력 2021-03-04 17:22   수정 2021-03-04 17:28

    <앵커>

    앞서 보신 것처럼 `확률형 아이템`을 둘러싼 논란이 뜨거운데요. 현장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산업부 양현주 기자 나왔습니다.

    양 기자, 넥슨 앞에서 진행된 트럭시위에 다녀왔다고요? 현장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기자>

    네. 제가 얼마 전 메이플 트럭 시위 현장에 다녀왔는데요.

    앞서 리포트에서 보신 것처럼, 시위대나 구호 없이 트럭 한 대가 본사 앞에 서 있었는데요.

    다소 단촐해 보이지만, 트럭시위 한 번에 수 백만 원이 필요합니다.

    그럼에도 유저들이 커뮤니티를 통해 자발적으로 모금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볼만 한데요.

    그만큼 게임업계에 대한 유저들의 불신이 높아지고 있다는 겁니다.

    유저들이 이토록 분노한 이유는, 결론부터 말하자면 게임업계가 `공정거래 원칙을 깼기 때문입니다.

    유저들이 수많은 시간과 돈을 들여 아이템을 업그레이드 하는데, 제대로 된 정보가 제공되지 않고 얼마의 돈을 써야 하는지 감조차 잡을 수 없다면 이는 도박이나 마찬가지라는 거죠.

    <앵커>

    최근 벌어지고 일련의 사태들은 우리 게임 산업이 처한 상황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데요. 국내 게임산업 현황 어떤가요?

    <기자>

    최근 국내 게임사 매출액은 증가하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하락하고 있습니다.

    2019년 기준 글로벌 게임 시장 점유율 4위 자리를 영국에게 내주기도 했는데요.

    과금을 유도하는 확률형 아이템으로 매출은 유지하고 있지만, 확률형 아이템에만 의존하다보니 국내 게임 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겁니다.

    현재 국내 게임 수출액의 약 76%를 동아시아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말은 국내 게임이 동아시아 지역에만 팔리고 유럽 같은 선진국에선 잘 팔리지 않는다는 겁니다.

    업계에선 이 이유 중 하나로 `확률형 아이템`으로 꼽고 있습니다.

    `Pay to win` 즉, 돈을 내야만 이기는 구조에 대한 거부감이 동아시아권보다 크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대표적인 과금 게임인 리니지M을 서비스하는 엔씨소프트의 매출구조를 보면 지난 4분기 매출액 중 국내 비중이 84%를 넘습니다.

    북미와 유럽의 세계 게임 시장 점유율이 40%를 넘어서는 만큼, 한국 게임업계가 기존의 게임 강국의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선 확률형 아이템에 국한되지 말고 비즈니스 모델을 다변화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겁니다.

    <앵커>

    그렇군요. 게임하면 확률형 아이템이 먼저 생각나는데, 이것 말고도 아이템을 얻는 다른 좋은 시스템들이 있습니까?

    <기자>

    혹시 배틀 패스라고 들어보셨습니까?

    <앵커>

    글쎄요. 배틀 그라운드는 들어봤는데, 생소한 용어네요

    <기자>

    쉽게 말해 확률형 아이템과 반대되는 개념입니다.

    원하는 아이템을 얻지 못하면 쓴 돈이 허공으로 날아가는 확률형 아이템과 달리, 비교적 적은 금액대로 게임에 필요한 아이템을 확정적으로 얻을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게임 명작`이라 불리는 배틀그라운드, 서든어택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확률형 아이템처럼 `잘 팔리는 랜덤박스` 설계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있지 않고 콘텐츠 개발에 집중해 좋은 평가를 받고 있어 확률형 아이템의 대안으로 거론되기도 합니다.

    확률형 아이템에 비해 단기 수익은 적지만, 장기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 고려해볼 만 하다는 겁니다.

    <앵커>

    게임의 공정성을 유지하면서, 유저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모델이라는 건데, 이밖에도 게임업계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부분이 있을까요?

    <기자>

    현재 국내 모바일게임 중 3분의 1 이상이 기존 PC게임에서 흥행한 IP를 활용해 개발됐습니다.

    매출액 기준 상위 10개 게임 중 신규 IP는 단 3개에 불과한데요.

    인기 있던 만화나 캐릭터를 사용하면 수익성이 담보되기 때문에 새로운 IP를 개발하지 않는 거죠.

    하지만 안정성을 이유로 신규 IP 개발을 소홀히 하게 되면 시장 트렌드를 따라잡기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관련 내용 위정현 게임학회 회장 인터뷰 들어보겠습니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 : 한국 시장을 쥐어짜서 매출을 올리려고 하는 메이저 게임사의 모습들이 바람직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확률형 아이템을 넘어서서 비즈니스 모델을 다원화하는 노력들, 기존의 IP를 우려먹는 IP 우려먹기 말고 신규 IP를 공격적으로 개발해서 바로 그런 새로운 IP를 갖고 미국과 유럽같은 메인시장으로 진출하려는 노력들, 장기적으로 게임산업의 부정적인 요소들을 제거하려는 노력을 같이 하는 게 필요할 것 같습니다. ]

    <앵커>

    게임법 개정안에 대해 유저, 게임업계, 국회에서 다양한 논의가 오가고 있는데,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거라 예상됩니까?

    <기자>

    기존에 게임사들을 옹호해왔던 유저들이 돌아선 데다, 정치권과 게임업계 내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개정안 통과에 힘이 실리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일각에선 게임 업계가 제대로 된 확률 공개를 시행하지 않는다면 최악의 경우, 확률공개를 하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확률형 아이템 자체를 금지해야 한다는 논의로 옮겨질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합니다.

    <앵커>

    네 양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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