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마스크를 써달라고 요구한 아시아계 우버 기사에게 기침을 하는 등 난동을 피운 여성 승객이 경찰에 체포됐다.
12일(현지시간) 일간 워싱턴포스트(WP)와 CNN 방송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경찰(SFPD)은 11일 폭행 및 구타, 부식성 화학 물질을 이용한 폭행, 공모, 보건안전 규정 위반 등의 혐의로 멀레이저 킹(24)을 라스베이거스에서 체포했다고 12일 밝혔다.
킹은 일요일인 지난 7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숩하카 카드카(32)가 운전하는 우버 차량에 아나 키미아이(24) 등 2명의 여성 일행과 함께 올라탔다.
승객 셋 중 1명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것을 본 카드카는 마스크를 써달라고 요구했고, 이들이 마스크를 살 수 있도록 가까운 주유소에 차를 세웠다.
그러자 인종차별적 속어와 조롱이 그에게 쏟아지기 시작했다. 승객 중 키미아이가 마스크를 벗고 카드카를 향해 수차례 기침을 했고 그러자 킹은 웃으며 "나는 코로나19에 걸렸다"고 말했다. 키미아이는 카드카의 휴대전화를 빼앗으려 시도하고 그의 마스크를 잡아당겨 벗기기까지 했다.
이에 카드카는 승객들에게 내려달라고 요구했다. 킹은 차에서 내린 뒤 반쯤 열려 있던 조수석 유리창을 통해 카드카에게 호신용 페퍼 스프레이로 보이는 것을 뿌리기까지 했다.
카드카는 자신의 피부색 때문에 이런 취급을 당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폭력적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 다른 사람을 그렇게 취급해도 괜찮다고 사람들이 생각한다는 게 역겹다"고 말했다.
이 사건은 카드카가 승객들이 난동을 피우며 기침을 하고 마스크를 벗기는 장면을 포착한 42초짜리 동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면서 온라인상에서 논란이 됐다.
경찰에 따르면 아직 체포되지 않은 키미아이는 변호인을 통해 곧 경찰에 출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폭행과 조롱에 가담하지 않은 다른 승객 1명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우버는 이번 사건에 연루된 승객 3명에 대해 금지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샌프란시스코경찰은 "이 사건 동영상에 잡힌 행동은 필수 서비스 노동자의 안전과 행복에 대한 냉담한 무시를 보여줬다"며 "우리는 이 행위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정의가 구현되도록 보장하겠다고 약속한다"고 밝혔다.
(사진=디온 림(Dion Lim)의 트위터 계정 캡처)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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