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꿀 수 있는 건 다 바꿔라”…오프라인 매장의 변신 [이슈플러스]

고영욱 기자

입력 2021-03-15 17:23   수정 2021-03-15 17:23

    쇼핑의 경계가 무너진다
    ● 마트 못지않은 ‘편의점’

    <앵커>

    쇼핑의 경계가 무너진 건 온라인뿐만이 아닙니다. 소비자들을 잡기위해 오프라인 영역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데요.

    자세한 내용 산업부 고영욱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고 기자. 최근 오프라인 유통 채널에서 가장 눈에 띄게 변한 곳이 편의점이라면서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보통 편의점하면 담배 가게라는 인식이 강합니다. 편의점 매출의 30~40% 정도를 담배가 차지하기 때문인데요.

    요즘 편의점에선 “이런 것도 팔았어?” 하는 상품들이 많습니다.

    <앵커>

    어떤 상품들인가요.

    <기자>

    명절에 한정해 판매된 상품들이긴 하지만 150만 원이 넘는 고가의 한우세트를 비롯해 골드바, 안마의자 심지어는 이동식 목조주택까지 팔았는데요.

    이색상품으로 내놨다하고 자랑하고 끝난 게 아니라 실제로 많이 팔렸고 일부 품목의 경우는 내놓기가 무섭게 동이 날 정도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고급 와인의 경우 지금도 꾸준히 팔리고 있고, 식품회사들과 협업한 이색 상품들도 속속 출시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요즘엔 편의점인지 마트인지 모르겠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앵커>

    팔리는 상품들을 보면 그런 얘기가 나올 법 하군요.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2008년에 1만개 정도이던 전국 편의점 수가 10년이 지난 지금 4만 개를 훌쩍 넘어섰습니다.

    서울에선 편의점 간의 평균 거리가 100미터인데요.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서 변하지 않고서는, 눈길을 끌지 않고서는 살아남을 수 없는 겁니다.

    <앵커>

    소비자에 가장 가까운 곳에 있다 보니 빨리 빨리 변화할 수밖에 없단 거군요.

    편의점이 이렇게 이것저것 다 팔면 마트나 백화점 입장에선 위협적일 수도 있겠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말씀하신 내용이 지난해 유통 채널별 실적에서도 나타나는데요.

    CU와 GS25, 세븐일레븐 이 편의점 3사 매출이 처음으로 백화점 3사 매출을 추월했습니다.

    물론 여기엔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추세대로라면 대형마트를 따라잡는 것도 시간문제입니다.

    ● 전문점으로 거듭난 ‘마트’

    <앵커>

    마트나 백화점의 생존전략은 뭡니까. 앉아서 당하고 있을 수만은 없을 텐데요.

    <기자>

    한 마디로 정리하면 버릴 건 버리고 잘 하는 건 더 잘 하자입니다. 예전처럼 접근성을 높이고 다양한 상품 구성을 갖추는 것만으론 부족하단 거죠.

    대형마트를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

    대형마트에서 팔리는 상품 종류가 보통 10만 가지입니다. 편의점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죠. 그런데 쿠팡에서 팔리는 상품종류가 4억 가지입니다.

    마트의 상품 종류가 얼마나 많은지로 경쟁력이 좌우되던 시대가는 끝났다는 겁니다.

    대신 신선식품처럼 눈으로 직접 한 번 봐야 믿음이 가는 상품들이 있지 않습니까.

    또 인테리어용품이나 가전제품처럼 전문적인 설명과 매장 구성이 구매의사결정에 도움을 주는 상품들이 있고요.

    오프라인 매장의 영업 방향성은 공간을 어떻게 구성하느냐를 보면 알 수 있는데요.

    최근 새 단장한 이마트 월계점이나 롯데마트 중계점 같은 매장들을 보면 점점 전문매장 형식으로 가고 있습니다.

    ● 테마파크로 변신한 ‘백화점’

    <앵커>

    여기까지 들으면 편의점은 대형마트처럼, 대형마트는 전문점처럼 되고 있다는 의미군요.

    백화점은 좀 다릅니까.

    <기자>

    백화점 역시 잘하는 것을 더 잘하자는 큰 틀에서의 방향성은 같습니다.

    백화점 업계에선 앞으로 남성복 여성복 이런 일반 의류매장은 점점 줄어들고 명품, 보석, 화장품 같은 매장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전망하는데요.

    비싼 제 값 다주고 사지만 쇼핑하는 재미를 위해 기꺼이 오게끔 하려면 결국 놀이동산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놀이동산이라고요?

    <기자>

    네. 아무리 지금 증강현실 기술이 발달해도 놀이동산에서 롤러코스터를 탔을 때 그 진동과 바람과 중력 같은 걸 똑같이 느낄 수는 없지 않습니까.

    그 특별한 즐거움을 찾아 놀이동산에 가듯이 백화점도 쇼핑 테마파크로 변신중입니다.

    경쟁 백화점에서도 성지순례 하듯 한 번씩 가본다고 하죠. 최근 문을 연 ‘더현대서울’이 대표적 사례입니다.

    저도 얼마 전에 다녀왔는데요. 꼭 옷 사러 명품 사러 가는 게 아니어도 볼거리, 체험할 거리가 참 많습니다.

    거울방으로 된 체험형 전시공간부터 해서 전체 층 하나를 공원처럼 꾸미기도 했고요. 무인매장이나 국내 몇 없는 브랜드 매장, 맛집들도 대거 유치했습니다.

    <앵커>

    이런 곳이 아직까진 국내에선 더현대서울 한 곳 뿐입니까?

    <기자>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광교 갤러리아 백화점 같은 경우 창문을 만든 최초의 백화점으로 유명하죠. 건물 디자인도 건축계의 노밸상을 수상한 렘 콜하스가 맡았고요. 층마다 인테리어도 다르게 해서 마치 미술관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개장을 앞두고 있는 대전 신세계 백화점도 실내 과학관을 비롯해, 스포츠 테마파크와 아쿠아리움도 들어설 예정이고요.

    또 최근 새단장한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같은 경우에는 MZ세대 놀이터가 됐습니다. 1층=명품관 공식을 깨고 요즘 잘 나가는 한정판 스니커즈나 스트릿 브랜드 매장을 대거 늘렸습니다.

    ● 매장 철수 후 ‘리모델링’

    <앵커>

    이렇게 오프라인 매장들이 변신을 거듭하고 있는데, 경쟁에서 밀려 문을 닫는 곳도 많겠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실제로 문을 닫는 백화점이나 마트가 줄을 잇고 있는데,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를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보통 철거 후에 오피스텔을 짓든가 지식산업센터를 짓는 경우가 많은데요.

    해외 사례를 보면 좋은 입지조건이나 넓은 주차 공간 같은 이점을 살려 사무실이나 갖가지 체험형 시설로 바꾸는 경우가 있습니다.

    지금 보시는 곳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 문 닫은 쇼핑몰 `캐리 타운 센터`인데요. 최근 모바일 게임 포트나이트 개발사인 에픽게임스가 사들여 사옥으로 쓰겠다고 발표했고요.

    LA에 메이시스 백화점이 입점했던 `웨스트사이드 파빌리온`의 경우에는 구글이 신사옥으로 쓰기로 했습니다.

    <앵커>

    온라인 만큼이나 오프라인 매장들도 틀을 깨는 변신을 거듭하고 있군요. 오늘 얘기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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