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번 주 조지아주를 찾는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간 `배터리 전쟁`의 향방을 결정할 대통령 거부권 행사 기한을 한 달여 앞둔 상황이어서 관심이 쏠린다.
15일(미국 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오는 19일 조지아주 애틀랜타를 들러 1조9천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알릴 예정이다.
현재 조지아주는 SK이노베이션이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건설 중인 곳으로,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은 ITC 결정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앞서 ITC는 지난달 SK가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SK 측에 일부 리튬이온배터리 수입을 10년간 금지하는 명령을 내렸다. 이에 SK는 백악관에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요구하고 있으며,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ITC 결정을 검토할 수 있는 기간은 다음 달 11일까지다.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주 지사는 최근 바이든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조지아주에 건설되는 SK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이 앞으로 2천600명을 고용할 예정이며, SK가 공장을 짓기 위해 투자한 26억달러(약 2조9천549억원)는 조지아주 사상 최대 규모의 외국인 투자라고 설명했다. 또 SK가 오는 2025년까지 공장을 확장해 고용원을 6천여명으로 늘리고 배터리 생산량도 연간 생산량도 50GWh 규모로 늘릴 계획이라며 ITC 결정을 번복해달라는 뜻을 전했다.
그는 SK의 공장이 `미국 자동차산업을 전기차 중심으로 전환하고 지역 노동자에게 고소득의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게 하겠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목표에 정확히 부합한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소속 라파엘 워녹 연방 상원의원도 "SK가 건설 중인 공장이 만들 2천600여명의 일자리가 심각한 위협에 처했다"며 백악관의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조지아주 애틀랜타 인근 커머스에 소재한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은 올해 상반기 중 전기차 배터리 양산을 시작한다.
조지아주는 공화당 텃밭으로 분류됐으나, 지난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손을 들어준 바 있고 민주당이 상원에서 다수당이 된 것도 조지아주 상원 결선 투표에서 승리한 덕이어서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여론 향배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LG도 이런 분위기를 감지, 조지아주 여론 달래기에 나섰다. 지역매체인 AJC에 따르면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지난 10일 조지아주 래피얼 워녹 상원의원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LG는 조지아주 주민과 노동자들을 돕기 위해 무엇이든 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만약 외부 투자자가 SK의 조지아주 공장을 인수한다면, 이를 운영하는데 LG가 파트너로 참여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오는 2025년까지 미국에서 5조원 이상을 투자해 독자적으로 2곳 이상의 배터리 생산 공장을 짓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런 입장은 ITC 결정 이후 조지아주 내에서 나오고 있는 우려와 이로 인한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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