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채금리 상승세가 아시아 신흥국 시장에 큰 타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글로벌 신용평가업체 스탠다드앤푸어스(S&P)가 진단했다.
8년 전 발생한 미국의 `테이퍼 텐트럼(Taper tantrum·긴축발작)`만큼은 아니라는 얘기다. 테이퍼 텐트럼은 지난 2013년 당시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처음으로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을 시사한 뒤 미 국채 금리가 급등하고 신흥국의 주가와 통화가치가 급락했던 현상을 말한다.
특히 아시아를 포함한 신흥국 시장에서 급격한 자금 유출이 이어졌고,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자금 계좌를 보호하기 위해 금리 인상 압박을 받았다.
17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S&P의 샤운 로치 아시아태평양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모든 금리 충격이 똑같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미 국채금리가 상승하는 것은 성장률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리기 때문이며 아시아가 글로벌 성장에 있어 최대 수혜국이라는 게 로치 이코노미스트의 설명이다.
또, 아시아 지역의 현재 경제 상황은 지난 2013년에 비해 외부 충격을 더 잘 견딜 수 있는 환경이라고 그는 진단했다. 이러한 조건에 경상수지 흑자를 비롯해 낮은 인플레이션, 높은 실질금리와 외환보유고 등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로치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국채금리 상승이 통화정책 충격이 아니라 성장 전망 개선과 리플레이션(물가 회복)을 반영한 것이라면 아시아 신흥 경제국들은 미 국채 수익률 상승을 잘 견딜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론 위험도 남아있다. 연준이 인플레이션 위험을 과소평가했다고 시장이 판단하면 아시아 경제 회복은 위협을 받을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연준이 인플레 위험을 저평가했다면 미국의 시장금리가 매우 빠르게 오르는 동시에 달러가 상승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렇게 되면 인도와 필리핀이 가장 취약한 국가라고 그는 말했다. 최근 몇 개월 동안 인도와 필리핀에서 인플레이션이 오르며 실질 정책금리가 장기물 평균치를 하회하고 있다.
이는 상황이 심각해지면 인도와 필리핀에서 자금 유출이 빨라져 현지 중앙은행들이 기준 금리를 올려야만 하는 상황에 몰릴 것임을 의미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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