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입국 길의 단상 "재외국민 백신접종도 서둘러야" [KVINA 칼럼]

입력 2021-04-03 14:58   수정 2021-04-05 06:20


그것은 험로였다
코로나의 굽은 협곡처럼 거친 장막이었다.
지구상에 남은 유일한 희망봉처럼
청정지역으로 칭하는 동남아시아의 작은 나라 “라오스”를
다시 들어오는 길은 불가사의한 일이였다.
코로나가 만들어놓은 이상하고도 희한한 일들이 얼마나 많은지....
작년 12월부터 모든 국경을 걸어 잠그고 외국인의 입국을 막았다.
이미 외국인에게 발급된 입국허가서와 비자도 모두 취소시켰다.
올해 1월부터는 자국민의 입국까지도 막았다. 한국과의 연결편은 물론 비상시 운용되던 쿠알라룸푸르와의 비상업용 UN기까지 금지시켰다.
코로나만큼은 절대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하겠다는 라오스 정부의 간절함이었을까? 보건 및 의료 체계가 열악한 상황에서 인민을 지키려는 어쩔 수 없는 차선책이었을까?

입국하려면 먼저 라오스 정부로부터 입국허가서를 받아야하는데, 입국허가서를 받기란 복잡하고 어렵다.
준비서류를 제출했지만 어떤 기준으로 허가를 해주는지 알 수가 없다.
허가서가 언제 나올지도 오리무중이다.
최소 1주 전에는 나와야 출국준비를 할 수 있는데. 거의 이런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 탑승일 코앞에나 나온다.
입국 72시간내 코로나19 음성 확인서를 받아야하는데, 검사를 받고 입국허가서가 나오지 않으면 적지 않은 금액이 날아간다.
입국허가서가 나올지 몰라 필자도 두 번이나 생돈을 날렸다.

어쨌든 외교관이나 기업인이든 꼭 입국해야할 사람들이 있다.
인천발 직항이 끊겼으니 UN기밖에 없다.
인천에서 6시간 만에 북위 2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도착했다.
공항내 Transit호텔에서 이틀을 묶었다.
호텔에서 제공하는 음식은 그냥 배를 채우기 위해 먹는다.
방도 좁고 어두운데 요금은 비싸다.
하루 15만원 이상이지만 다른 선택지가 없다.
무료한 시간을 보내려고 동서남북의 게이트를 하루종일 돌고 돌았다.
음식점들이 닫혀있고 사람들도 없어 적막하다.
말레이시아 음식(미고랭)에 맥주 한잔 걸치고 있는데
축 처진 비행기 날개에 구름비가 젖는다.
일요일 아침 9시, 비행기를 타고 라오스로 향했다.
갑자기 9시 30분이었던 시각이 8시 30분으로 바뀐다.
라오스가 말레이시아보다 한 시간 더 늦다.
한 시간을 거저 번 느낌으로 3시간 만에 라오스에 도착했다.
비엔티안 공항에서 코로나검사서, 입국허가서, 여권 등을 제출하고 입국수속을 마쳤다.
짐을 찾자 본격적인 코로나검사가 시작된다.
보험료 100달러 등 제반경비 300달러를 내고 손목에 추적 장치까지 달았다(유쾌하지는 않다).
6달러를 선지불하고 버스에 올랐다.
그리고 1시간 이상 흘렀다.
일반 시내버스에 번호를 붙이고 호텔마다 들린다.
낡디 낡은 의자에 앉아 모든 승객이 다 탈 때까지
날아드는 모기와 35도가 넘는 더위에 또 한참 지났다.
버스는 만원이다....짐과 사람이 엉켜
씨암닭 싣고 가는 시골버스 같다.
5개 호텔을 돌고 돌아 마침내 방에 들어왔다.
이미 새벽 2시가 넘었다.

꼼짝 없이 방안에 14일간 갇혀 있어야한다
먹을 것도 빈약하고 누구도 만날 수가 없다
코로나가 만들어놓은 새로운 질서....
언제쯤 끝날까?
라오스는 입국을 철저히 막았지만 출국은 풀어놓았다.
한국으로 가는 길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돌아오는 길은 쉽지 않다.

이곳은 중국산 백신(시노팜)을 지원받아 이미 접종이 시작됐다.
아스트라제네카도 지원되어 외국인까지 무료 접종을 시작했다.
어쩌면 국내에 있는 친구들보다 라오스에 있는 주재원이나 동포들이
더 빨리 백신혜택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곳 말고도 해외에 있는 다수의 한국인은 언제 백신 혜택을 받을 수 있을까?
특히 사각지대에 놓여있을 수 있는 재외 한국인의 보살핌이 필요하다.
중국은 해외 자국민 접종을 위해 “춘먀오”정책까지 꺼내들고 있다.
K방역이 K백신으로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자긍심이
다시 한 번 용솟음 칠 수 있기를 간구해본다.

칼럼: 황의천 라오스증권거래소 C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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