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끼고 쓸어담고…1,000조원 공룡 텐센트를 어쩌나 [한입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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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4-09 17:48   수정 2021-04-09 17:49

베끼고 쓸어담고…1,000조원 공룡 텐센트를 어쩌나 [한입경제]

    세계 6위 기업 중국 텐센트
    시총 한때 1,000조 원 돌파
    한국 콘텐츠 기업 쇼핑 '큰손'
    경쟁자와 손잡는 딜레마 해법은


    = 모든 것을 멈추게 한 코로나19 여파에도 폭풍같이 성장한 산업 중에 하나가 게임입니다. 그중에서도 지난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즐긴 모바일 게임이 한국의 배틀그라운드입니다. 데이터 플랫폼 업체 앱 애니가 조사한 지난해 월간 활성이용자 수 1위를 차지한 한국산 게임이죠.

    그런데 전 세계를 휩쓸고 개발사인 크래프톤이 곧 상장까지 앞뒀다는 이 게임의 이름을 유독 중국에서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대신 크래프톤의 사업파트너인 텐센트가 서비스하는 모바일 버전 복사본 `화평정영`이 1위에 올라있죠.

    석연치 않은 건 넷마블, 카카오게임즈에 이어 라인게임즈의 주요 투자자가 되고, 지난 달 게임개발사 로얄크로우를 177억 원에 사들이고, 게임도 개발하지 않은 앤유에 투자하는 텐센트의 행보입니다. 올해 1월 25일 기준 시가총액 1,001조 원(6.98조 홍콩달러), 삼성전자보다 더 비싼 기업이 된 중국 텐센트, 한국은 어떻게 상대해야 하는걸까요?



    ● 매출 절반 게임…주력 게임은 대부분 한국산

    텐센트는 플랫폼 하나에 의지해 오리지널 콘텐츠 없이 성장한 독특한 회사입니다. 텐센트(騰訊)는 한자로 오를 등, 물을 신, 정보가 솟아난다는 의미입니다. 말뜻처럼 모바일 메신저 QQ, 위챗 등 소셜미디어로 중국 내 월간 활성이용자 수만 12억 명에 달하는 정보기술 제국이 된 기업입니다. 사업 전략은 잡식성입니다. 기본적으로 `범오락`이라는 전략에 따라 된다 싶은 웹소설(샨다문학), 웹툰(텐센트동만), 게임, 드라마, 영화, 스트리밍으로 중화권 콘텐츠를 사실상 독점한 선두 기업이자, 앱마켓까지 흡수해버린 포식자죠.

    2019년 매출액 3,772억 위안(약 65조 원), 코로나19가 퍼진 지난해 매출액은 27% 증가한 4,820억 위안, 우리 돈 83조 원을 벌어들였는데 절반은 게임 유통, 나머지 절반 가량은 2018년 이후 투자를 확대한 금융(핀테크)에서 나옵니다. 그런데 이렇게 거대한 텐센트의 투자자 보고서를 들여다보면 매출 비중 26%, 연 매출 22조원을 낸 온라인 게임 상당 부분은 직접 개발이 아니라 왕자영요(리그오브레전드), 한국 게임 `던전앤파이터`, `크로스파이어`에서 나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 "한국 게임사 상대 안 돼…차라리 인수"

    텐센트가 게임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건 2002년부터입니다. 당시 마화텅 CEO는 게임 개발로는 한국 기업과 상대하기 어렵다고 보고 임원들 의견을 뒤집어 한국 게임 배급에 주력하는 방향으로 틀었다고 전해집니다. 이 판단 덕분에 스마일게이트 `크로스파이어`와 2026년까지 장기 계약을 맺은 최장수 흥행작품인 넥슨 자회사 네오플의 `던전앤파이터`로 매년 수조 원씩 이익을 쌓고 있습니다. 던전앤파이터는 애니메이션 아라드 시리즈로 제작해 부가 수익까지 내고 있고, 리니지, 검은사막 등 국내 인기 MMPRPG게임의 중국 배급도 독점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판호 발급으로 사실상 중국 진출이 막혀있던 한국 게임사들의 성장 속도를 추월할 수 밖에 없는 강력한 기업인 겁니다.

    중국 게임시장의 절반을 쥐게 된 텐센트는 대형 인수 합병으로 덩치를 불려왔습니다. 2011년에는 라이엇게임즈(리그오브레전드)를 4700억 원에, 이듬해 언리얼엔진의 에픽게임즈 지분 48%, 2016년 핀란드 슈퍼셀, 2018년 뉴질랜드 그라인딩기어게임스 지분 80% 등 세계 대형 게임 개발사를 하나씩 사들여왔습니다. 한국 기업 중에는 넷마블, 크래프톤, CJ E&M, 카카오(카카오페이, 카카오게임즈), 올해들어서는 라인게임즈까지 손을 얹고 있죠. 전세계 게임 사중에 액티비전블리자드도 모바일 부문에서 협업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시장을 독점한 사업자로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텐센트는 지분을 투자한 대신 경영에 간섭하지 않는 형태로 최대한의 이익을 가져가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위협적인 것은 원작 게임이라는 `지적재산권`을 갖지 못한 텐센트가 이제 배급만 주력하는 것이 아닌 개발 초기 마땅한 투자를 받기 어려운 신생 개발사들까지 흡수하고 있다는 겁니다. 콘텐츠 강국, 한류 전성기인 시기에 근간이 되는 개발자 생태계에 중국 자본이 파고드는 걸 점점 막기 어렵다는 거죠.

    (중국 선전 텐센트 창업센터 2018년 모습 / 출처:한경DB)

    ● 말 잘듣는 홍색 자본가…중국 최고부자 `마화텅`

    이렇게 텐센트가 중국 최대 기업이자 한국 게임사들의 큰손으로 떠오른 건 창업자 마화텅의 성장 배경과도 무관치 않습니다. 그동안 중국의 혁신적 사업가는 흙수저 출신에서 최고 부자가 된 마윈이었죠. 하지만 지금 최고 인기 사업가는 세계 부자 순위 17위, 40대 CEO인 텐센트의 마화텅입니다.

    알리바바의 마윈은 지난해 10월 와이탄에서 중국 정부를 비판한 뒤 공개 석상에서 사라진지 반년이 되어갑니다. 정부의 규제 압박에 알리바바그룹의 주가도 내리막이죠. 이 틈에 폭풍 성장한 기업이 텐센트입니다. 텐센트의 창업자 마화텅은 마윈과 여러 면에서 다릅니다. 고위 공무원으로 선전 해운사 사장 자리까지 올랐던 아버지 밑에서 자란 관료 2세. 중국 언론의 인터뷰에서도 계획된 멘트 외에 말을 아끼는 신중한 인물입니다.

    중국 정부가 등 두르려가며 성장시킨 사업가를 흔히 홍색 자본가로 부릅니다. 일찌감치 중국의 실리콘밸리, 선전(심천)에서 자란 마화텅이 홍색 자본가의 대표적인 인물이라고 할 수 있죠. 얼마 전 위챗페이 등 플랫폼 반독점으로 중국 당국에 불려간 마화텅은 "인터넷 감독규정에 협력하겠다"는 회사 입장을 통해 한 발 물러선 입장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실제로는 겸손하고,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모범적 사업가이지만 진짜 주인인지 의문이 드는 지점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전세계 컨텐츠 산업 가운데 게임 시장은 약 180조 원, 영화 산업은 약 50조 규모로 추정됩니다. 이 시장을 공략하려면 최대 사업자인 텐센트와 손잡거나 경쟁해야 합니다. 흔한 옛말로 `로마에서 로마법`을 따르라고 하듯 중국 기업의 태생적 한계를 완전히 무시하고서 살아남기는 어려울 겁니다. 한국 게임 개발 생태계 포식자가 된 텐센트와 불가피하게 손잡아야 하는 딜레마를 국내 콘텐츠 기업들은 어떤 방식으로 풀어갈 수 있을까요.

    ▶ 영상으로 확인하세요 https://youtu.be/C2hZDOEgl6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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