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구팀 "늙는 뇌, 회춘 방법 찾았다"…노화 유전자 발견

입력 2021-04-13 18:06   수정 2021-04-13 20:20


나이가 들면 뇌세포도 퇴행하는데 여기에 깊숙이 관여하는 게 신경줄기세포((NSCs)다. 기본적인 인지 기능의 퇴화는 물론이고 치매, 알츠하이머병, 간질, 뇌 손상 등의 신경질환도 신경줄기세포의 노화와 관련이 있다. 이런 신경줄기세포의 노화가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미국 과학자들이 밝혀냈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 연구팀은 신경줄기세포의 노화를 촉진하는 유전자 네트워크와 그 안에서 일종의 허브(hub) 역할을 하는 핵심 유전자(Abl 1) 유전자를 찾아냈다. 백혈병 치료제로 미국 FDA(식품의약국) 승인을 받은 글리벡(일반명 이매티닙)이 Abl 1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한다는 것도 동물실험에서 확인했다.

USC 의대의 마이클 보나구이디 교수 연구팀이 수행한 이 연구 결과는 최근 저널 `셀 스템 셀(Cell Stem Cell)`에 논문으로 실렸다. 경줄기세포(녹색)와 전구세포(적색), 신경세포(백색) 등이 섞여 있다. 이런 뇌 오르가노이드는 인간 뇌의 초기 발달 과정을 연구하는 데 많이 쓰인다.

13일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 사이트에 공개된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연구팀은, 인간의 아동·중년·노년에 해당하는 세 그룹으로 나눠 생쥐 모델의 신경줄기세포를 관찰했다.

관찰 결과 특성이 다른 `단기 NSCs`와 `장기 NSCs`가 따로 존재한다는 걸 알아냈다. 단기 NSCs는 한 단계 더 특화된 뉴런(신경세포)으로 빠르게 분화했다. 반면 장기 NSCs는 계속 분열하고 복제하면서, 필요할 때 여러 유형의 뇌세포를 생성하는 데 쓸 `예비 줄기세포`를 비축했다.

하지만 이 든 생쥐는 핵심적인 장기 NSCs 그룹이 원래 규모를 유지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열 횟수가 크게 줄어 사실상 `휴지(quiescence)` 상태에 빠졌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런 장기 NSCs 유전자를 수천 개를 분석한 끝에 어린 생쥐와 중년 생쥐의 유전자 활성도가 크게 다르다는 것을 확인했다. 장기 NSCs의 분열 횟수와 뉴런 분화 등을 조절하는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생물학적 노화와 연관된 유전자는 생각보다 어릴 때부터 활성도에 큰 변화가 생겼다.

노화 촉진 유전자는 기본적으로 세포의 DNA 손상 복구, 유전자 활성도 조절, 염증 통제, 스트레스 대응 등을 더 어렵게 했다. 노화 촉진 유전자 중에서 Abl 1에 주목한 건 관련 유전자 네트워크의 중심에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신경 줄기세포 생물학에서 Abl 1은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했다. 발달이든 노화든 본격적으로 이 유전자의 역할을 연구한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ALS(일명 루게릭병)는 UBQLN 2 유전자의 돌연변이와 관련이 있다. 이 유전자는 잘못 접힌 단백질 등 세포 노폐물의 처리를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UBQLN 2 유전자가 정상인 왼쪽 세포의 적색 점들은 노폐물 제거 경로가 잘 작동한다는 걸 보여준다.

돌연변이가 생긴 오른쪽 세포에선 적색 점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다행히 글리벡을 쓰면 이 유전자의 발현이 쉽게 억제됐다. 늙은 생쥐에게 6일간 투여했더니 Abl 1의 발현이 억제되고, 뇌의 학습과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hippocampus) 영역에서 신경줄기세포의 분열이 빨라졌다.

보나구이디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1단계 성공에 불과하다"라면서 "2단계는 줄기세포가 더 많은 신경세포로 분화하게 유도하는 것이고, 3단계는 이렇게 늘어난 신경세포가 학습과 기억을 향상한다는 걸 입증하는 것"이라고 지적하면서도 "신경줄기세포를 고갈시키지 않으면서 더 많이 분열하게 유도할 수 있다는 것만 해도 최종 목표를 향한 흥미로운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사진=USC Bonaguidi Lab/스위스 취리히대 Daniel Gonzalez-Bohorquez)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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