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몰리는 ESG펀드…실상은 무늬만 ESG

입력 2021-04-19 17:36   수정 2021-04-19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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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증권가 소식을 전해드리는 여의도레이더 시간입니다.
    오민지 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오 기자님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요즘 ESG가 기업들 사이에서는 단연 화두인데요.
    환경과 사회, 지배구조의 문제를 고려한다라는 의미의 ESG에 기업들이 박차를 가하는 모습입니다.
    이런 추세를 따라서 ‘ESG펀드’에도 돈이 몰리고 있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요즘 주식 시장이 워낙에 뜨겁잖아요.
    그래서 투자자들이 직접투자에 더 관심을 가지다 보니 상대적으로 펀드시장은 많이 위축된 모습이었습니다.
    펀드시장은 주춤하고 있지만 반면 ESG펀드에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는데요.
    표를 한 번 보시면 국내주식형 액티브펀드는 연초 이후 1조 2,800억원이 빠져나갔습니다.
    반대로 ESG 주식형 펀드의 경우는 연초 이후 5천억원이 넘게 들어왔습니다.
    전체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줄어들었는데도 ESG펀드에는 자금이 크게 몰린 겁니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어 국내 자산운용사들도 최근 2-3년 동안 ESG관련 펀드를 꾸준히 출시 중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ESG 펀드의 수익은 어떤가요? 실제로 수익이 좋게 나오고 있나요?
    <기자>
    바로 그 수익률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보시면 국내주식형 액티브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10.45%입니다.
    그리고 ESG 주식형 펀드의 평균수익률은 10.20%죠. 사실상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겁니다.
    <앵커>
    투자자들은 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고 들어갔을 텐데
    국내주식형 액티브펀드와 ESG 펀드의 평균 수익률이 비슷한 수준으로, 어떻게 보면 소폭 더 낮은 수준으로 나오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ESG펀드의 구성 종목을 보시면 알 수 있습니다.
    현재 국내에 있는 약 90개의 ESG 주식형 펀드 중 60개, 3분의2 가량 상품이 삼성전자를 20% 넘게 보유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외에도 SK하이닉스, 카카오, 네이버, 삼성SDI, 현대차 등 국내 시총 상위 종목으로 대부분 구성돼 있는데요.
    종목으로만 보면 코스피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가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 정도입니다.
    <앵커>
    그래서 국내 ESG 펀드가 무늬만 ESG가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는 거군요.
    그럼 이 시총 상위 종목들이 실제로 ESG를 잘하고 있는 건가요?
    <기자>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좀 갸우뚱한 부분이 분명 있습니다.

    기업들의 ESG 등급을 한 번 보시면 알 수 있습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카카오는 A+, SK하이닉스와 네이버, 삼성SDI, 현대차 등은 A, 그리고 가장 많은 비중으로 담겨 있는 삼성전자는 B+를 받았습니다.

    반면 지난해 ESG 우수기업으로 선정된 포스코인터내셔널, 풀무원, KB금융지주, S-oil 등은 주요 보유 종목에서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ESG 펀드라고는 하지만 정말 ESG를 기준으로 만들어진 건지에 대해서는 의아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죠.
    <앵커>
    ESG를 기준으로 종목이 담겼다면 오히려 ESG 우수기업을 중심으로 구성이 되어야 할 텐데요.
    왜 보유 종목 현황이 이렇게 구성되어 있는 건가요?
    <기자>
    운용사들에 물어보니 나름의 사정은 있었습니다.
    아직 국내 ESG가 도입 단계에 불과해 ESG를 주요 고려 요소로 운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ESG 등급과 관련해서도 기준이 모호하다는 기업들의 불만도 있습니다.
    이렇다보니 수익 측면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삼성전자와 같은 대형주를 편입시킬 수밖에 없었다는 거죠.
    <앵커>
    그렇군요. 지금은 마치 ESG 이름만 따온 상품으로 보이네요.
    그럼 언제부터 ESG 펀드가 제대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요?
    <기자>
    ESG 펀드가 자리잡기 위해서는 실제로 ESG 자체가 먼저 국내 기업 사이에서 확실히 뿌리를 내려야 합니다.
    하지만 아직은 실제로 초창기에 불과하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국내 ESG 전문가인 이재혁 교수의 이야기 함께 듣고 오시죠.
    [이재혁 /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시간은 조금 많이 걸릴 수 있을 것 같아요. 그 이유는 우리나라에서 ESG에 대한 중요성이 인식이 되고 개념에 대한 고민이 상당히 짧거든요. 짧은 시간 동안에 소위 말하는 한두명의 오피니언 리더라든가 전문가들이 이야기하다보니까 논란이나 논쟁보다는 저게 맞는 길인가보다 하면서 일방적으로 몰려가다보니까 아직은 본격화된 것 같지는 않고요.]
    <앵커>
    네 아직은 보편적으로 ESG에 대한 인식이 공유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말씀이시네요.
    그러면 앞으로는 ESG펀드 양상이 어떻게 달라질까요?
    <기자>
    ESG가 확실히 자리잡고 나면 ESG펀드의 두각이 더 두드러질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 단계에서는 ESG펀드가 인덱스 펀드와 유사한 구성이라서 운용사별로 크게 수익률 등의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는데요.
    하지만 앞으로 ESG가 자리를 잡고 운용도 실제적으로 ESG를 중심으로 진행되면
    운용사별로 수익률 등의 ESG펀드 운용 역량 차이가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앵커>
    네 그렇군요. 잘 들었습니다, 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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