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낙연 테마주' 뜨기 직전…삼부토건, 수상한 CB 발행

신인규 기자

입력 2021-04-23 17:19   수정 2021-04-23 17:20

    <앵커>
    상장사에 돈을 빌려주고 나중에 돈 대신 주식으로 받을 수 있는 채권을 전환사채, CB라고 하는데요.

    우리 금융시장에서는 CB를 이용한 기업사냥이 라임 사태 등 여러 대형 금융 사건의 연결고리가 되고 있습니다.

    상장사인 삼부토건은 이 CB 발행을 결정한 직후부터 주가가 이상하리만치 급등했는데, CB 인수회사의 정체와 자금 흐름이 석연치 않은 정황들이 드러났습니다.

    신인규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2020년 8월 5일, 삼부토건 이사회는 35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하기로 결정합니다. CB 전환가액은 주당 1천원입니다.

    이사회 결정 직후부터 거래량과 주가는 모두 상승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장중 최고 6,080원까지 급등하기도 했습니다.

    2020년 10월 22일 이낙연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동생 이계연 전 삼환기업 대표를 삼부토건의 사내이사로 영입한다는 발표가 주가 상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게 시장의 분석입니다.

    CB를 인수한 곳으로서는 삼부토건 주식을 시가보다 훨씬 싼 가격에 받아 몇 배의 차익을 볼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진 겁니다.

    이 CB를 인수한 회사는 총 여섯 곳, 350억원이 모두 삼부토건 주식으로 전환되면 주식총수 대비 17.72%의 지분을 갖게 됩니다.

    삼부토건의 CB를 인수한 기업들은 이사회 2주 전쯤 새로 만들어진 회사입니다.

    한 곳 한 곳 찾아가봤더니, 이들은 등기부상 주소지만 있고 실제는 존재하지 않는 페이퍼컴퍼니였습니다. 2층 가정집을 주소로 쓰고 있는 곳도 있었습니다.

    [기자 : 사장님, 말씀 좀 여쭙겠습니다. 여기 2층에 회사가 있나요? (이 위에? 아니에요, 여기 위는 개인 집인데요.)]


    그런데 이들 중 한 곳의 주소에서 석연치 않은 기업이 등장합니다. 문이 닫혀있지만, 사무실 밖에는 CB를 인수한 페이퍼컴퍼니 대신 `루트원플러스`와 `빌리언`이라는 기업의 이름이 붙어있습니다.

    그리고 루트원플러스의 등기부등본에는, 삼부토건의 전 회장이자 현재도 삼부토건의 등기 임원으로 재직 중인 A씨의 이름이 있었습니다.

    A씨는 루트원플러스의 대표이사를 10년 가까이 역임했었고, 이후 삼부토건이 CB 발행을 결정한 지난해 8월에는 A씨의 부인이 루트원플러스의 대표이사로 되어 있습니다.

    A씨는 삼부토건의 자금 조달과 의사 결정 등을 담당하는 최고 경영진 가운데 한 명이라는 게 내부의 전언입니다.

    CB 발행을 결정했던 지난해 8월 이사회에도 A씨가 직접 참여한 기록이 있습니다.

    당시 회사가 CB를 통한 운영자금 조달이 필수적인 상황이었는지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붙습니다.

    삼부토건도 당시 CB 발행 관련 보도자료를 통해 `삼부토건의 2020년 9월말 현재 부채비율은 44.3%, 차입금의존도는 8.2%로 재무 안정성이 높고, 자금 여력도 충분하지만 급변하는 건설 환경 속에서 장기자금을 저리에 조기 확보함으로써 회사의 미래성장에 청신호가 켜진 것`이라는 설명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삼부토건에 들어온 돈이 곧바로 회사를 빠져나간 것은 아닌지 역시 짚어볼 부분입니다.

    전환사채 발행으로 실제 삼부토건에 350억원이라는 돈이 들어온 시점은 2020년 4분기에 해당하는 12월 23일.

    그런데 사업보고서를 보면 CB로 자금을 조달한 4분기에 단기대여금 명목으로 삼부토건에서 400억원대의 금액이 인출됩니다.

    계열사 등 특수관계자에 빌려준 돈이 아니어서 누구에게 갔는지 특정할 수 없는 현금이, 운영자금이 필요하다는 명목으로 CB를 발행한 회사에서 빠져나간 셈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경률 경제민주주의21 소장(회계사) : 전환사채 350억원이 어떻게 조달되었고 어떻게 쓰였는지 흔적은 남지만, 자금들이 스쳐지나가는 형태거든요. 자금이 어디에서 어디로 정확히 파악되지는 않은 채로…지금 라임 펀드의 경우에도 항상 거의 모든 기업에서 그와 같은 형태가 나타났고요. 그렇다면 결국은 이와 같은 영역은 언론이라든가 시민단체의 영역이 아니라 검찰, 국세청이 나서서 이 자금이 실제로 누가 조달했고, 누구에게 쓰였는지 어떻게 흘러나갔는지 자금 흐름을 보다 면밀하게 검토하고 수사해야 할 영역이 아닌가.]

    막대한 시세 차익이 예상되는 전환사채를 둘러싸고 왜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는지, 그렇게 만들어진 돈은 실제 어디서부터 왔고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삼부토건과 A씨는 한국경제TV의 질의에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한국경제TV 신인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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