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 풀린 돈이 또 사상최대로 불어났습니다.
물가 불안으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커지는 상황에서 통화량마저 급증하면서 경제 회복의 위협요인이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를 2주 앞 둔 한국은행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보도에 강미선 기잡니다.
<기자>
지난 3월 시중에 풀린 돈은 3천 313조 원. 역대 최대칩니다.
시중 통화량 증가률은 11%대를 뚫으면서 지난해보다 증가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2009년 3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남주하/서강대 경제학과 교수: (기준금리가) 0.5%니까 경제주체들이 심리 요인으로 빚을 많이 늘려서…실물경제로 돈이 안가고 부동산, 주식시장으로 요즘에는 가상화폐까지 가니까 자산가격 버블이 생기는거죠.]
미국의 소비자물가가 13년 만에 최고치인 4.2%나 오르고 우리도 물가안정목표인 2%를 넘어서는 등 물가 불안이 가중되는 상황.
여기에 통화량마저 급증하면서 물가상승을 부추기고,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키우는 모양새입니다.
이를 방치할 경우 국민 실질소득이 줄면서 내수 위축, 기업투자 감소, 일자리 축소, 소득 감소의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는 것입니다.
통화정책을 담당하는 한국은행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물가안정을 위해선 금리인상을 앞당겨야 하지만 그럴경우 회복 조짐을 보이는 우리 경제가 다시 위축되는 부정적인 효과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실제 전문가들 사이에선, 금리인상 시기와 효과 등에 대해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하준경/한양대 경제학과 교수: (금리인상) 빠를 수록 좋죠. 거품이 막 지금 심각한 것 같습니다. 늦으면 늦을수록 비용이 더 커지거든요. 연내, 여름이나 이때 하는 게 좋죠.]
[정규철/KDI 경제전망실장: 적어도 향후 6개월 정도는 좀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진행되면 좋겠다는 것이고, 내수가 회복되는 시점에 통화정책 조절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고요.]
이런 가운데 한국은행은 오는 27일 기준금리 결정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이후 통화정책에 대한 의견을 내놓을 예정입니다.
아직은 한국은행이 어떤 통화정책을 선택할지 속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까진 코로나19 불확실성이 아직 큰 만큼, 통화정책 완화 기조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었는데, 한 달 새 인플레이션 우려가 더욱 커진 상황에서 어떤 정책카드를 내놓을지 주목됩니다.
한국경제TV 강미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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