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빔면·콩라면·닭육수'…라면 후발주자의 선택은?

방서후 기자

입력 2021-05-13 16:52   수정 2021-05-13 16:54

`짜파구리` 효과로 K-푸드 위상을 높이는 데 일조한 라면시장이 식품업계 격전지가 됐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더 이상 밥이 질리면 찾는 간식이 아닌 어엿한 한 끼 식사로 자리매김해서다.
이에 그동안 농심, 오뚜기, 삼양식품, 팔도 등 `빅4`가 국내 시장의 90%를 차지하며 좀처럼 후발주자를 찾아볼 수 없던 시장에 새로운 얼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곡물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서민 음식이라는 특성상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기 힘든 상황에서 차별화된 맛과 마케팅 전략으로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겠다는 목표다.
● `조인성 라면` 흥행시킨 풀무원, 비건 비빔면으로 승부
지난 2011년 기름에 튀기지 않은 라면을 출시했다 고배를 마셨던 풀무원은 지난해 8월, 다시 한 번 건면(생면을 건조한 면) 신제품인 `정·백·홍`면을 내놨다. 스프 재료를 고온에서 볶은 로스팅 기법을 추가했고, 종류도 100% 식물성 원료로 만든 `정면`, 하얀 국물의 조개곰탕면인 `백면`, 얼큰한 맛의 소고기버섯탕면인 `홍면` 등 3종을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다양한 기호에 맞췄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채식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과거와 달리 소비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지난 3월 기준 정백홍 시리즈는 출시 8개월 만에 1천만 봉 판매를 돌파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대형마트 등에서 시식 코너 운영이 금지된 상황에서 입소문만으로 얻은 성과다.
실제로 정면은 국내 최초로 한국비건인증원의 비건 인증을 받았다. 여기에 최근 2030 세대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tvN 예능 `어쩌다 사장`에서 배우 조인성이 `홍면`에 직접 공수한 대게와 바지락을 넣고 끓인 `대게라면` 레시피가 화제를 모은 점도 제품 판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유탕면이 아니라도 맛있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풀무원은 이번엔 정백홍 비빔면을 출시했다. 여름에 강한 비빔면으로도 건강한 면 열풍을 이어가겠다는 목표다. `정비빔면`은 `정면`과 마찬가지로 소비층을 채식 지향인으로 잡고 현재 비건 인증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인증까지 3개월 가량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비빔면 성수기인 여름까지는 충분히 비건면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백비빔면`은 어린이를 포함한 가족, `홍비빔면`은 매운맛을 선호하는 젊은층이 각각 타깃이다.
김종남 풀무원식품 PM은 "`어쩌다 사장`에 소개된 이후 조인성도 반한 인생라면으로 화제가 되면서 정백홍 판매가 호조를 띠고 있다"며 "여름을 겨냥해 출시한 `정백홍 비빔면`과 함께 정백홍의 인기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꽃게랑면으로 간 봤던 빙그레, `어게인` 콩라면
1986년 `우리집 라면`으로 시장에 등장했다 17년 만에 사업을 접은 빙그레는 최근 선보인 콜라보 제품 외에도 상표권 등록 등의 절차를 밟으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빙그레가 출시를 검토 중인 라면은 바로 `매운콩라면`. 지난 1998년 말 출시된 적이 있는 해당 제품은 100% 콩기름을 사용했다는 점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며 한 때 빙그레의 수출 실적을 끌어올리는 효자 노릇을 해왔다. 실제로 빙그레는 이 제품과 `출발육개장` 등 4개 품목을 집중 수출해 157억원의 수출고를 기록하기도 했다.

현재 빙그레의 라면 사업 관련 조직은 남아있지 않다. 하지만 최근 오뚜기와 함께 빙그레의 꽃게랑을 모티브로 한 `꽃게랑면`을 출시하는 등 라면시장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매운콩라면에 대한 재출시 요구가 꾸준히 이어져 왔고, 빙그레가 두각을 나타냈던 컵라면을 위주로 승부를 본다면 나름 승산이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빙그레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재출시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며 "재출시 가능성을 대비해 상표권 등록 등의 절차를 진행한 것"이라고 귀띔했다.

● 진짜 닭육수 라면이 온다…하림, 올해 신상 라면 출시 `유력`
닭고기 전문 기업인 하림도 출사표를 던졌다. 풀무원과 빙그레처럼 설욕전을 준비하는 것이 아닌 진짜 `신참`의 등장인 만큼 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하림은 7월 특허청에 `하림 순라면` 상표를 출원 신청했다. `속이 편하고 맛이 좋은 순(純)라면`과 `하림 친(親) 라면`도 함께 출원 신청했다. 하림이 5,200억원을 들여 전북 익산에 마련한 가정간편식(HMR) 생산기지 `하림푸드 콤플렉스`에서 국, 탕, 찌개, 즉석밥 등과 함께 준비 중인 야심작이다. 하림은 연내 라면과 함께 삼각김밥 등 다양한 간편식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하림은 시제품 `칼칼라면`으로 소비자들을 먼저 찾아갈 예정이다. 칼칼라면은 소고기 베이스의 빨간 국물 라면이다. 나르튬 함량을 낮추고, 사골육수, 우골육수, 소고기 육수, 닭육수를 일정 비율로 섞은 액상수프를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이는 하림이 정식 라면 출시 전 제조 공정과 소비자 반응 등을 다각도로 살피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하림=닭고기`라는 인식이 강한 만큼 정식 제품은 닭고기 베이스의 하얀 국물 라면일 가능성이 크다.
하림 관계자는 "라면은 가장 대표적인 가정간편식"이라며 "올해 안에 하림만의 육수 노하우를 접목시켜 맛도 좋고 가격도 합리적인 라면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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