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확보·M&A 필요"
코로나19는 국내 진단키트 업체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줬는데요.
업체들은 과거 젠바디의 교훈을 반면교사로 삼고 코로나 시대 이후의 성장동력 모색을 위해 분주한 모습입니다.
어제에 이어 연속기획 <기로에 선 K방역 수출>, 김선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2016년 브라질 리우올림픽 당시 확산했던 지카 바이러스를 판별하는 진단키트를 개발해 단숨에 ‘바이오 유니콘’에 등극했던 국내 진단키트 업체 젠바디.
진단키트를 브라질 국영 제약사인 바히아파마(Bahiafarma)에 공급하게 되면서, 젠바디는 2017년 말 장외시장에서 몸값이 1조원까지 치솟았습니다.
그러나 2018년 정권 교체기였던 브라질 정부가 예산을 동결하면서, 2017년 625억원을 기록했던 회사의 매출은 2019년 23억원으로 주저앉았습니다.
당시 브라질이 회사 매출의 거의 전부를 차지했던 상황에서, 이 같은 악재를 대비한 파이프라인 부재가 원인으로 꼽힙니다.
전문가들은 진단키트 업체들이 젠바디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합니다.
[한경래 / 대신증권 연구원 : 회사들이 이번에 돈을 벌고나서 추가적인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기 위한 인수라든지, 새로운 아이템 개발이 얼마나 잘 돼있는지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씨젠의 경우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떠오른 자사의 분자진단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진단 시약 제품을 만들 수 있는 바이오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사업다각화를 위한 M&A도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김용국 / 씨젠 이사 : 저희가 얼마 전에 M&A총괄이란 부서를 새롭게 신설하고 외부 전문가를 영입했습니다. 이런 조직을 통해서 회사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는 M&A 대상을 지속적으로 물색하고 있습니다.]
바이오니아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앞두고 B·C형 간염과 에이즈 바이러스의 양 변화를 알 수 있는 ‘정량 유전자증폭(qPCR)’ 방식 진단키트에 대한 글로벌 펀드 입찰 자격을 따내며 경쟁력을 확보했습니다.
랩지노믹스는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지난해 자회사 리드컴파스를 설립하면서 바이오 벤처캐피탈(VC) 사업에 뛰어든 데 이어, DTC(소비자 대상 직접) 유전자 검사 서비스 사업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입니다.
[신재훈 / 랩지노믹스 이사 : 예를 들면, 식단관리 업체들이 고객의 DNA를 면봉 등으로 추출해서 저희한테 의뢰하면, 저희의 결과지를 바탕으로 어떤 영양소가 부족한지 파악해 맞춤형 식단을 짜드릴 수 있는 사업을 할 수 있는 거예요.]
코로나19로 성장한 국내 진단키트 업체들이 성공신화를 이어갈 지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업체들의 사업다각화 전략이 판가름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경제TV 김선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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