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네이버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직원이 생전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와 괴롭힘을 겪은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여전히 많은 직장인이 직장 갑질로 고통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갑질119는 30일 직장 관계자에게 폭언·모욕·따돌림 등을 당해 정신적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피해자들의 사례와 통계를 공개했다.
이 단체가 지난 3월 직장인 1천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한 적이 있는 응답자가 전체의 32.5%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35.4%는 자신이 겪은 직장 갑질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2019년 6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된 이후 회사나 관계기관에 신고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2.8%에 불과했다.
신고한 이들 중에서도 71.4%는 피해 사실을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받지 못했고, 신고 후 근무조건의 악화나 따돌림, 해고 등 불리한 처우를 겪었다는 이들도 67.9%였다.
실제로 직장인 A씨는 상사에게 오랫동안 괴롭힘을 당해 부서장과 대표에게 조치를 요구했는데, 신고 사실이 회사에 알려지고 동료들이 이를 묵인하는 상황을 겪으면서 더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제보했다.
또 다른 제보자 역시 `직장 갑질 증거를 모아 신고하자 회사 측에서 연고가 없는 먼 지역으로 인사발령을 내겠다고 했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직장갑질119는 "근로기준법 제76조는 사용자가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신고한 근로자에게 불리한 처우를 할 경우 처벌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하지만 신고 후 `보복 갑질`에 지친 피해자들이 회사를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용노동청에 신고할 수 있지만, 근로감독관들이 `직장 내 괴롭힘이 인정되기 전까지는 불리한 처우가 아니다`라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다"며 갑질 근절을 위해서 조사기관의 시각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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