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여객 자금 262억 빼돌린 혐의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몸통으로 지목된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과 공모해 버스업체인 수원여객의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수원여객 재무이사가 법원에서 징역 8년 형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11부(김미경 부장판사)는 18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사문서위조 및 행사 등 혐의로 기소된 김모 씨에게 이 같은 형을 선고했다.
또 범인도피방조 혐의로 기소된 박모씨에게는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사회봉사명령을 내렸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수원여객의 재무이사로서 자금 운용과 관련한 전권을 위임받았다고 주장하나, 그런 권한을 준 적이 없다는 회사 대표 등의 진술에 비춰보면 피고인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또 피고인은 김봉현에게 속았다고 말하고 있지만, 재무이사로 들어오자마자 은행 계좌를 만들고 김봉현의 지시에 따라 수원여객 자금을 한도가 다 될 때까지 횡령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은 라임과 김봉현 사이에서 수원여객 인수 시나리오를 만드는 데에 개입했다"며 "그러나 인수 계획이 무산되자 자금을 곧 반환할 것처럼 해서 고소 절차를 늦추고 해외로 도피한 점도 인정이 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1월 재판부의 보석 인용으로 불구속 상태로 재판받아온 김씨는 이날 실형 선고에 따라 법정 구속됐다.
김씨는 스타모빌리티 김봉현 회장과 스타모빌리티 사내이사인 또 다른 김모 씨 등과 공모해 2018년 10월부터 2019년 1월까지 30여 차례에 걸쳐 수원여객의 회삿돈 262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이 중 160억원은 여전히 회수되지 않은 상태이다.
이들이 횡령한 자금 가운데 일부는 김 회장이 기계장비 회사인 인터불스를 인수하는 등 개인적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터불스는 이후 사명을 스타모빌리티로 바꿨다.
김씨는 수원여객 측의 고소장이 접수되기 직전인 2019년 1월 김 회장과 박씨 등의 도움을 받아 해외로 달아나 1년 넘게 도피 행각을 벌였으나, 김 회장이 경찰에 검거된 지 20여일 만인 지난해 5월 캄보디아 이민청을 통해 자수했다.
1조6천억원대 피해액이 발생한 라임 사태의 전주(錢主)이자 정관계 로비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김 회장은 당초 김씨와 함께 수원지법으로 기소됐다가 라임 사건을 맡는 서울남부지법으로 이송돼 재판을 받고 있다.
김씨는 서울 대원외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증권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지난 2018년에는 만 39세에 이사직에 올라 최연소 기록을 갈아치우고 연봉과 성과급이 10억원이 넘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잘 나가던 김씨는 김 회장과 함께 수원여객을 인수하기로 하고 직접 회사에 들어가면서 몰락이 시작됐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장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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