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구름 드리운 쌍용차…"새 주인찾기 쉽지 않다"

임원식 기자

입력 2021-06-30 18:04   수정 2021-06-30 18:04

    <앵커>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자동차가 매각 공고를 내며 새 주인 찾기에 시동을 걸었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아 보입니다.

    어렵사리 새 주인을 구한다 해도 완성차 브랜드로서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 지, 부정적인 시각이 팽배합니다.

    임원식, 신재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쌍용차는 다음달 30일까지 인수의향서 접수를 받은 뒤 후보 심사와 예비실사 등을 거쳐 9월 말쯤 우선협상자를 정할 계획입니다.

    먼저 M&A를 통한 투자 계약을 맺은 뒤 이를 토대로 회생 계획안을 작성해 법원의 인가를 받겠다는 구상입니다.

    인수 후보로는 앞서 투자 의사를 내비쳤던 `HAAH 오토모티브`를 비롯해 전기버스 제조업체인 `에디슨 모터스`와 사모펀드 계열의 `박석전앤컴퍼니` 정도가 거론되고 있습니다.

    완성차 브랜드로서 쌍용차의 부활을 이끌어내기에는 하나 같이 물음표가 붙는 곳들입니다.

    쌍용차 인수 대금은 공익 채권과 퇴직 충당금 7천여억 원을 포함한 1조 원 정도로, 이들 후보들이 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 지도 의문이거니와

    설령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쌍용차 자립과 성장을 도울 만큼의 역량을 갖췄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 교수 : 자동차업계에서는 그렇게 네임 밸류라든지 업력 자체가 긴 업체들이 아니어서 쌍용차 인수가 쉽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쌍용차를 인수한다 해도 자기들이 필요한 사업은 자기들이 쓰고요, 일부 분할을 해서 매각을 하지 않을까.]

    회생법원에 제출된 회계법인 보고서 역시 부정적입니다.

    쌍용차 존속으로 기대되는 경제적 가치가 6천억 원대인 반면 청산 가치는 1조 원으로, 청산 쪽이 우위를 보인 겁니다.

    앞서 쌍용차를 살리는 게 청산하는 것보다 4천억 원 가량 가치가 더 클 것으로 기대됐던 10여 년 전 법정관리 당시보다 상황이 악화된 겁니다.

    쌍용차 생존을 위해 공적자금이 투입되는 것에 대한 국민의 따가운 시선들 또한 넘어야 할 산입니다.

    특히 한국에서 철수하겠다는 GM을 붙잡기 위해 8천억 원이나 투입하고도 이렇다 할 성과가 없는 탓에 사회적으로 `혈세 낭비` 비판을 받고 있는 만큼
    정부와 산업은행이 쌍용차를 돕겠다고 섣불리 자금을 내놓기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가까스로 통과한 쌍용차 자구안에 대해 보름 전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인수 후보자 관점에서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하거나 최근 "신랑(투자자)이 없는데 각시(산은)가 뭘 하느냐"며 한 발 물러서서 발언한 것 또한 이러한 배경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됩니다.

    [김영대(가명) : 만날 (대대주가) 나가겠다고 그러고 정부에 돈 달라고 그러면서 새 자동차 나오면 사달라는데 어떤 국민이 사겠냐는 겁니다. 쌍용 경영진이 노력을 더 해야 하지 않느냐 이런 생각이 듭니다.]

    쌍용차 내부적으로도 아쉬움은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오랜 경영난에 이렇다 할 투자가 이뤄지지 않다 보니 경쟁사보다 뒤떨어진 기술력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부품 구매에 애를 먹으면서 자동차 판매량은 지난 한 해에만 20% 넘게 줄었고 부채비율은 계속해서 늘고 있습니다.

    낙후된 생산시설로 1천 원 어치를 팔아도 30원을 채 남기지 못하는 고비용 구조 또한 문제입니다.

    [임원식 기자 : 다시 한 번 부활의 기회를 달라며 쌍용차가 새 주인 찾기에 나섰지만 보신 것처럼 상황은 그리 녹록치 않습니다.]

    [신재근 기자 : 이런 가운데 쌍용차는 오는 10월 유럽에서 전기차를 내놓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이 전기차와 관련해 아쉬운 얘기들이 많습니다.

    쌍용차의 첫 전기차 `코란도 이모션`에는 LG에너지솔루션의 61.4kwh급 리튬이온배터리가 탑재될 예정입니다.

    한 번 충전할 때마다 300km 남짓 달릴 수 있는 용량입니다.

    같은 전기차 브랜드인 기아 `EV6(475km)`와 현대차 `아이오닉5(429km)`에 한참 미치지 못합니다.

    그나마도 겨울엔 배터리 성능이 떨어지면서 주행거리가 또한 더 줄어들 거란 지적입니다.

    [이호근 / 대덕대 자동차학 교수 : 겨울철 주행거리 능력이 떨어지면 60~70%만 잡아도 200km 내외, 50%라고 하면 130~150km만 못 달린다는 얘기거든요. 한겨울에 영하 15도가 넘어가는 상황이면 쌍용차 전기차는 150km를 달리기 힘들 거라고 보여 집니다.]

    전기차 출시 시기도 다른 완성차 업체보다 한발 늦었다는 평가입니다.

    완성차 회사들이 너도나도 독자적인 전기차 플랫폼 구축에 속력을 내고 있을 때 쌍용차는 코로나19 팬데믹에, 법정 관리까지 겹치면서 전기차 플랫폼을 구축할 여력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부품 조달 리스크도 쌍용차가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힙니다.

    실제 쌍용차의 일부 부품업체가 결제대금 지급 등을 요구하며 공급을 중단하는 일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쌍용차가 법정관리 와중에 전기차 출시 카드를 꺼내든 이유는 유럽의 환경규제 때문이란 분석입니다.

    유럽연합(EU)은 신차에 대해 이산화탄소 총량 규제를 시행하고 있는데 허용치를 초과하면 무거운 벌금이 부과됩니다.

    내연기관으론 이산화탄소 규제에서 벗어날 수 없으니, 궁여지책으로 전기차를 선택한 겁니다.

    [이항구 / 자동차연구원 박사 : 환경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EU에서 전기동력차를 판매하지 못할 경우 막대한 벌금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따라서 유럽에서 수요가 증가하는 SUV 판매 증대를 위해서는 결국 전기동력화가 필수라고 봅니다.]

    오는 2030년엔 유럽에서 출시되는 모든 신차는 이산화탄소 배출량 지금보다 37.5% 줄여야 합니다.

    [신재근 기자 : 어렵게 주인을 찾는다 해도 과연 쌍용차가 미래차 기술력을 확보하며 자립할 수 있을 지 의문이 듭니다. 기존 브랜드에 연연할 게 아니라 자동차 위탁 생산업체로 전환하는 걸 고민해야 한다는 얘기도 들리는데요.]

    [임원식 기자 : 이를테면 애플 스마트폰의 생산기지인 대만 `폭스콘` 같은 역할을 말하는 건데요. 하지만 이 또한 쉽지 않은 난관들이 놓여 있습니다. 전문가 의견을 들어봤습니다.]

    [김필수 / 대림대 자동차학 교수 : 위탁 생산의 가장 기본적인 건 생산비용이 저렴해야 되는데 그 비용 중에서 가장 크게 차지하는 게 역시 생산직의 월급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만약에 쌍용차가 위탁 생산을 한다면 지금 받는 월급의 반토막을 내야 합니다. 결국은 정부, 산업은행의 도움을 받기 위해선 매칭펀드 형태로 투자자가 나와야만 산업은행도 고민을 할 수가 있다고 보고 있고...]

    한국경제TV 임원식, 신재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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