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축하 해주세요"…21년만에 최고점 찍은 코스닥 [코스닥 25주년]

박해린 기자

입력 2021-07-01 17:29   수정 2021-07-01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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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앞서 보셨듯 코스닥 시장이 20년 만에 이제 제자리를 찾은 모습입니다.
    앞으로 2천스닥, 3천스닥, 만스닥까지 가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박해린 증권부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박 기자, 오늘이 코스닥시장 25돌이네요. 오늘 지수는 어땠습니까?
    <기자>
    생일을 맞아서인지 오늘 상승 흐름을 이어갔습니다.
    오늘 코스닥지수는 1035포인트까지 올라섰습니다. 20년 10개월 내 최고치를 기록한 겁니다.
    사실 코로나19 이후 주요국 증시 대부분 호황이었다는 점 많은 분들이 알고, 또 체감하고 계실 텐데요.
    코스닥 지수가 글로벌 주요 지수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는 건 모르는 분들도 많으실 겁니다.
    그래서 미국, 일본 등 세계 주요국 지수 상승률을 한번 정리해봤습니다.
    2020년 최저점에서 현재 시점까지 등락률을 보면 코스닥 지수는 약 140% 넘게 상승했고, 2등은 코스피가 차지했습니다.
    이어 나스닥지수와 S&P500 지수가 각각 112%, 92%로 뒤를 이었죠.
    <앵커>
    이렇게만 보면 서학개미보다 동학개미가 수익률 측면에서 더 앞섰다고 볼 수 있겠네요.
    <기자>
    네, 개별 종목에 따라 물론 다르겠지만 지수로 봐선 동학개미의 승리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기준이 최저점 대비 현재 지수이기 때문에 코스닥 지수가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았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다만 회복 탄력성 측면에서 굉장한 성과를 보였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을 겁니다.
    <앵커>
    그렇습니다. 박 기자, 이 속도라면 2천스닥, 3천스닥 달성도 아주 현실감 없는 얘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기자>
    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장과 인터뷰를 했는데, 보여드리기 전에 비하인드 스토리를 하나 말씀드리자면 제가 2천스닥까지 얼마나 걸릴 것 같느냐, 5년 정도로 보면 불가능한 것도 아니지 않느냐고 여쭤보니 손을 내저으시면서 너무 비관적으로 보는 것 아니냐고 하시더라고요. 그만큼 자신감이 넘치는 거죠.
    <앵커>
    인터뷰 볼까요.
    [김학균 코스닥시장위원장 : 코스닥 시장을 통해서 시장 대표 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네이버, 카카오, 셀트리온이 다 성장했습니다. 혁신기업 전용시장의 정체성을 확보할 수 있다면 머지 않은 시간에 2천스닥을 넘어 3천스닥도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사실 지금이야 분위기가 이렇게 좋지만 앞서 이민재 기자 리포트에서도 보셨듯 천스닥 자리를 되찾기까지 20년이란 시간이 걸렸습니다.
    앞으로 2천스닥, 3천스닥까지 도달하는 것도 그리 간단한 일은 아닙니다.
    가장 큰 과제로 꼽히는 건 핵심 기업을 지키는 겁니다.
    앞서 김 위원장도 말했듯 네이버, 카카오는 코스닥시장에서 탄생을 했습니다.
    그런데 모두 코스피로 향해 지금 시가총액 3위, 4위 자리를 지키고 있죠.
    실제로 2000년 이후 지난해까지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전한 기업들은 총 45곳으로 시총을 모두 합하면 200조원이 넘습니다.
    이 기업들만 코스닥 시장에서 자리를 지켰더라도 코스닥 시장은 지금보다 훨씬 커졌겠죠.
    <앵커>
    같은 국내 증시 하에 있긴 하지만 코스닥시장 차원에선 다소 아쉬운 점이네요.
    <기자>
    더 중요한 건 `K-유니콘`들의 해외 상장 추진이 잇따르고 있다는 점입니다.
    <앵커>
    쿠팡도 뉴욕증시로 향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쿠팡에 이어 마켓컬리와 야놀자 등 국내 유니콘 기업들의 해외 상장 추진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즉 유니콘 기업들을 잘 키워놓으면 코스피로 이전상장하거나 아예 첫 발을 해외로 떼는 경우가 늘고 있는 건죠.
    이걸 잡지 않으면 코스닥 시장의 양적, 질적 성장세는 주춤할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이 기업들은 왜 해외로 나가는 겁니까?
    <기자>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자금조달일 겁니다.
    쿠팡이 국내 증시에서 상장을 하려고 했다면 누적 적자에 거래소 문턱도 못 넘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데도 쿠팡은 높은 밸류에이션을 인정받아 뉴욕증시에서 100조원이 넘는 시가총액을 인정 받았죠.
    거래소 측에서도 위기감을 느끼고 유니콘 기업들에 대해 상장 문턱을 낮추고 있긴 합니다.
    시가총액 1조원 이상이면 다른 재무적 요건을 충족하지 않아도 상장할 수 있도록 코스피 상장 요건을 완화한 겁니다.
    코스닥시장 차원에서도 유인책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하고 있다고 하니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김학균 코스닥시장위원장 : 우량 혁신기업의 유인책에 대해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찾아보고 있습니다.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에 대해서도 우호적인 투자 환경을 조성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앵커>
    인터뷰 말미에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에 대해서도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겠다는데, 구체적으로 뭘 의미하는 겁니까?
    <기자>
    네, 두번째 과제와 맞물리는데요.
    코스닥 시장의 롤모델이 미국 나스닥 시장이잖아요.
    여기까지 발돋움하기 위해선 투자자들 사이에서 장기 투자 문화가 형성돼야 하는데 지금으로선 코스닥 시장은 변동성이 큰 시장으로 인식되고 있죠.
    이 점이 코스닥 시장의 한계점으로 꼽히는 거고요.
    앞서 설명드린 K-유니콘 기업을 잡는 게 선결 과제고, 이를 통해 외국인과 기관의 자금 유치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입니다.
    실제 수치로 보면 지난해 외국인과 기관의 코스닥 거래 비중은 각각 8.5%, 3.3%에 불과했습니다.
    <앵커>
    외국인도 외국인인데 기관 거래 비중도 굉장히 적네요.
    <기자>

    네, 이것만 단적으로 봐도 기관투자자의 자금 유치가 필수적인 상황이란 것을 알 수 있죠.
    업계에서는 코스닥시장의 장기 투자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선 연기금의 참여가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연기금 운용 방침에 코스닥 투자에 대한 의무 비중을 설정하고, 코스닥150 외에도 다양한 지수를 개발하는 등 연기금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겁니다.
    <앵커>
    외국인과 기관의 자금이 머무른다면 개인투자자들도 중장기적 시야를 갖고 투자할 수 있겠네요.
    <기자>
    네, 이에 더해 시장의 투명성과 개방성을 제고할 수 있다는 효과까지 있습니다.
    업계에선 기관의 자금이 들어오게 되면 가격 상승과 더불어 기업 분석 리포트도 많이 나오게 되는 등 정보의 양과 질이 개선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봅니다.
    인터뷰 보시죠.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 기관투자자들이 많이 들어오게 되면 그만큼 대규모 자금이 들어오며 가격 상승 효과도 커질 수 있고, 기업 분석 리포트도 그만큼 많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정보의 양이 많아지면서 정보의 질까지 개선되는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네, 기관의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코스닥전용펀드 등이 꾸준히 출시될 수 있도록 세제 혜택을 주는 등 정책적인 노력도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가격 상승도 상승이지만 기업 분석 리포트 또한 많이 나오게 되는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겠군요.
    <기자>
    제가 뉴스&마켓을 진행하면서 많은 증권사들의 리포트를 보잖아요.
    코스닥 기업들에 대한 보고서 자체가 굉장히 적습니다.
    그마저도 시장 대형주 위주로 발간되고, 중소형 상장사들은 대부분 분석 리포트가 안 나온다고 보셔도 무방합니다.
    <앵커>
    상장사 입장에선 IR 담당 인력 확보도 쉽지 않고, 또 증권사 입장에서도 작은 상장사들까지 커버리지하기엔 현실적인 제약이 있죠.
    <기자>
    물론 현실적인 문제가 있겠죠. 그렇지만 투자자들이 그렇지 않아도 생소한 기업에 투자를 하는데 보고서까지 없다? 너무 불안한 겁니다.
    장기 투자에 대한 확신도 서지 않겠죠.
    물론 말씀하셨듯 상장사와 증권사 측면에서도 분명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이렇게 민간에서 해결되지 않는 부분이라면 코스닥 시장 투명화와 활성화를 위해 거래소나 협회 차원에서 투자 정보를 제공하는 조직을 구성하고, 기업의 IR활동을 지원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옵니다.
    정리하자면 2천스닥, 3천스닥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투자자들에게 `믿을만한 시장`이란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는 겁니다.
    <앵커>
    거래소 차원에서도 할 일이 많아 보입니다.
    1천스닥을 넘어, 2천스닥, 만스닥까지 코스닥 시장이 `승승장구`하길 기원합니다.
    박해린 증권부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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