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호실적 불구 반도체 사이클 불확실성 부담
"전반적인 시장환경도 우호적이지 않아"
삼성전자가 2분기 영업이익 12조원대의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발표했지만 주가는 하락했다.
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0.49% 내린 8만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는 이날 개장 전 2분기 매출이 63조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18.94% 늘고 영업이익은 12조5천억원으로 53.4%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반도체가 실적을 이끌어 2분기 기준으로 매출은 사상 최대, 영업이익은 2018년 3분기의 17조5천700억원 이후 최대를 각각 기록했다.
11조원 정도였던 시장 전망치를 10%가량 웃도는 영업이익이 나왔는데도 삼성전자 주가는 장 초반부터 내내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기관과 외국인이 차익 실현 매물을 쏟아내 각각 2천41억원, 367억원을 순매도하며 주가 하락을 이끌었고, 개인은 2천350억원을 순매수했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사이클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올 4분기나 내년 1분기 가격 하락에 대한 우려가 상존하고 재고 증가와 공급 과잉 우려 등으로 인한 반도체 업황 불확실성이 여전해 주가 상승을 제한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삼성전자가 호실적을 발표한 날 시장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아 투자 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된 점도 주가에는 부정적이었다.
삼성전자 주가는 연말·연초 단기 급등 피로감과 미국 오스틴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 가동 중단, 비메모리 공급 부족 사태 등이 겹쳐 6개월 가까이 8만원대 안팎을 맴돌았다. 연초 `반도체 슈퍼사이클` 전망에 목표주가를 10만원 이상으로 올려잡던 증권사 중에는 최근 목표주가를 다시 하향하는 곳도 나왔다.
올해 상반기 개인투자자들은 국내 주식 53조4,360억원을 순매수 했는데, 절반이 넘는 55%가 삼성전자로 매수금액만 23조8,172억원에 달했다. 개인들은 댓글을 통해 "천천히 갑시다"라며 느긋함을 표시하는 의사도 있었지만 "다 좋다는데 왜 안오르는거야"라며 답답함을 표시하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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