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되면서 금리가 오르기 전에 자금을 확보하려는 상장사들이 잇단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발행에 나서고 있습니다.
게다가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경기둔화 우려 역시 연내 금리 인상 여부를 떠나 자금수요 확대로 이어질 공산이 큰 상황인데요, 이런 와중에 이달말 전환사채 발행 조건도 까다롭게 바뀔 예정이어서 상장사들이 자금줄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정경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대규모 전환사채 발행을 확정짓고 현재 후속절차를 진행중인 한 코스닥 제약바이오업체.
이 업체 관계자는 임상시험 등 자금소요가 만만치 않은 제약바이오업계를 중심으로 금리 인상 전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전환사채 발행 등을 검토하고 있는 곳들이 많다고 귀띔합니다.
실제 최근 중소·중견기업들의 주요 자금 조달 수단인 전환사채 발행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최근 6월 한달에만 1조2,500억원 어치가 발행됐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7,300억원과 비교해 두 배 가깝게 증가한 것입니다. 발행 건수도 67건으로 55.8% 급증했습니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상장사들의 유상증자 건수도 237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크게 늘었습니다.
연내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된 데다 증시 주변 유동성도 큰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자금조달 비용을 줄이기 위한 선제적 대응으로 관련업계는 분석합니다.
아울러 이달말 전후로 금융당국의 전환사채 전환가액, 이른바 리픽싱 상향조정 의무화 시행을 앞두고 중소·중견기업들이 앞으로 자금조달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 역시 전환사채 발행 급증으로 이어졌다는 관측입니다.
[코스닥 상장업체 관계자 :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많아 보이고 금융당국에서 전환사채 리픽싱 상향에 대한 제도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리픽싱 상향 의무화가 제도화되면 메자닌에 대한 투자가 위축될 것입니다.]
금융당국은 지난 5월 전환사채 발행과 관련해 주가 상승시 전환사채 전환가액을 의무적으로 상향하도록 하는 관련 규정 개정을 입법예고했으며 이르면 이달말 전후 시행될 예정입니다. 현재는 주가 하락시 전환가액을 낮출 수 있지만 반대로 주가 상승시에는 전환가액을 상향조정해야 할 의무는 없습니다.
여기에 최근 코로나19 관련 거리두기 강화조치로 경기위축에 따른 상장사들의 자금확보 수요는 앞으로도 계속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따라 코로나 재확산으로, 예고된 연내 금리 인상 시점이 다소 늦춰지더라도 경기둔화 우려가 다시 확대되고 있어, 운영자금 마련 등 선제적 대응 차원의 기업들의 자금확보 필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국경제TV 정경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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