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사회책임투자(SRI) 채권 전용 세그먼트를 개설한지 1년 만에 SRI채권 신규 상장 규모가 5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는 23일 지난해 6월 SRI채권 전용 세그먼트 개설 이후 관련 신규 상장 금액이 72조3천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개설 전과 비교해 48% 늘어난 수치다.
채권 종류도 다양 해졌다. 세그먼트 개설 전 상장금액에서 사회적 채권은 45조9천억원에 녹색채권은 1조2천억원, 지속가능채권은 1조7천억원으로 사회적 채권이 압도적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했지만 개설 후에는 녹색채권 9조4천억원, 지속가능한 채권 8조6천억원으로 고르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같은 기간 상장 종목은 504개로 62%, 상장 기관은 94개로 571% 대폭 성장했다.
특히 상장 기관에서 개설 전에는 공공 기관이 신규 상장의 대대수를 차지했던 반면, 개설 후에는 일반 기업 및 금융 기관의 기여도가 증가했다.
거래소는 "현대차, SK, 롯데 등 대기업 계열사를 중심으로 일반 기업의 SRI채권 상장 금액이 크게 증가했다"며 "상장 기관의 저변이 확대되는 등 기업별로 균형 있게 SRI채권 상장이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KB금융, 신한금융 등 금융그룹이 1조원이 넘는 SRI채권을 상장한 바 있다.
SRI채권은 채권발행자금이 친환경 또는 사회가치 창출 사업에 사용되는 채권을 말한다.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프로젝트나 사회기반 시설에 투자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녹색채권과 대학생들에게 적은 이자의 학자금을 대출해주는 사회적 채권 등이 대표적이다.
거래소는 이와 관련해 SRI채권 발행을 지원하고 정보를 제공하는 SRI채권 종합전용포털인 전용 세그먼트를 개설했다. 거래소는 SRI 활성화를 위해 외부평가 기관과 업무협약(MOU)를 체결하고 금융 지원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부터는 SRI채권 발행기관에 대해 3년 기간을 두고 신규 상장 수수료 및 연부과금을 면제해주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국제 원칙 부합 여부를 평가받아야 하는 SRI채권 발행기관의 원활한 외부평가 지원을 위해 딜로이트 안진 회계법인, 한국신용평가와 MOU를 체결했다"고 말했다. 이어 "SRI채권 시장이 급성장한 것을 감안해야 한다"며 "질적 성장을 도모해 내실화를 다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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