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사, 플랫폼 기업 '진화'
기획부터 제작·유통까지
NFT 진출…미래 승부수
K팝의 거침없는 질주, 새로운 시대를 연 대한민국 음악 산업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산업부 박승완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박 기자, 음반 판매량이 최고치를 기록했다고요.
<기자>
네, 음반 판매량이 크게 늘어난 덕분에 국내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의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보다 최대 70%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장주 하이브가 247억 원 에스엠 223억 원, JYP 148억 원, 와이지 41억 원 등인데요.
이 중 하이브는 이타카홀딩스 인수 등에 사용한 110억 원이 일회성 비용으로 잡혔습니다.
이를 감안하면 4개사 모두 전년대비 눈에 띄는 성장을 이뤄냈다고 볼 수 있는 거죠.
<앵커>
코로나 사태 이후 콘서트 한번 제대로 열지 못했을 텐데, 이걸 감안하면 더욱 좋은 성적이죠?
<기자>
맞습니다, 세계인들이 집콕에 들어간 사이 K팝은 오프라인 대신 온라인에 승부를 걸었는데요.
콘서트 매출이 `제로`인 상황에서 앨범이나 콘텐츠만으로 일궈낸 값진 실적입니다.
코로나 사태라는 위기를 역이용해서, 디지털 경쟁력을 무기로 한류 4.0 시대를 연 겁니다.
<앵커>
한류 4.0이요? 벌써 그렇게 됐습니까?
<기자>
네, 음악 산업 중심으로 볼 때 한류 1.0은 1세대 아이돌이 중화권에 처음 소개된 시기입니다.
2.0은 SM, YG, JYP 등 3대 기획사 그룹이 아시아를 강타한 때고요.
3.0은 싸이의 강남스타일이죠, K팝이 전세계에 존재감을 알린 시기입니다.
4.0은 방탄소년단이 열였는데요, 내놓는 노래마다 빌보드차트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죠.
K팝이 글로벌 주류 음악으로 자리 잡았다는 의미입니다. 인터뷰 보시죠.
[박찬욱 /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문화산업연구센터장 : 과거에는 한류라고 하는 것이 그냥 단순하고 우연적인 사건으로 많이 치부되기도 했고, 효과를 저희가 보기는 어려웠는데, 이제는 누적이 되다 보니까 누구도 부인하기 어렵고 이것을 어느 정도의 주류로도 볼 수 있는 상황입니다.]
<기자>
기세를 몰아 K팝 기업들은 온라인에서 글로벌 음악 제국을 짓는 중입니다.
이들의 디지털 전략은 크게 플랫폼 전략과 콘텐츠 전략으로 나눠볼 수 있는데요.
먼저 플랫폼 전략을 살펴보면 진화를 거듭하는 하이브의 위버스(Weverse)가 대표적입니다.
위버스는 스타와 메시지 주고받고 각종 콘텐츠를 보거나 굳즈를 살 수 있는 앱인데요.
오늘(8/2) YG 소속 아이돌 블랙핑크가 입점했습니다.
<앵커>
블랙핑크가 위버스에 합류했다. 이게 어떤 의미인가요?
<기자>
블랙핑크는 유튜브 구독자 6,350만 명으로 세계 가수 중 저스틴 비버(6,450만 명) 다음입니다.
3위가 BTS(5,560만 명)인데 이 둘만 합쳐도 팬덤 규모가 상당하죠.
앞서 말씀드린 하이브가 인수한 이타카홀딩스에는 저스틴 비버와 아리아나 그란데(4910만 명)가 속해 있는데요.
이 모든 팬덤을 하이브의 위버스가 빨아들이는 셈입니다.
<앵커>
음악 콘텐츠에 있어서는 유튜브를 삼키겠다는 포부로 읽히네요.
<기자>
맞습니다, 검색의 구글, 동영상의 유튜브, SNS의 페이스북 등 강력한 플랫폼들이 선점 중이죠.
반면 음악에 있어서는 아직까지 뚜렷한 강자가 등장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위버스가 세계적인 음악 플랫폼 자리를 꿰찰 수 있을 것이란 데에 기대감을 거는 이유죠.
<앵커>
그렇군요, 다른 기업들의 움직임은 어떻습니까?
<기자>
SM엔터테인먼트는 자회사 디어유를 통해 플랫폼 `디어유 버블(DearU bubble)` 운영 중인데요.
디어유의 지분(23.3%)을 JYP가 인수하면서 2대 주주로 올라서 협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스타 플랫폼에는 게임회사 엔씨소프트도 일찍이 진출했는데요.
`유니버스`에 CJ ENM과 카카오엔터 소속 아티스트들을 들여와 사업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앵커>
콘텐츠 전략은 어떻습니까?
<기자>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독립`에 성공했습니다.
과거 기획사들은 아이돌 그룹을 육성해 음악방송에 출연시켜 인지도를 높였죠.
이렇듯 기획은 엔터기업이, 제작이나 유통은 지상파 방송이 맡는 구분이 허물어진 겁니다.
실제로 BTS의 소속사 하이브는 하이브 쓰리식스티를 통해 공연이나 영상 콘텐츠를 직접 만듭니다.
<앵커>
주도권을 가져온 거군요.
<기자>
네, 과거 기획사들이 방송사들의 선택을 받는 입장이었다면, 이제는 입장이 뒤바뀐 셈입니다.
실제로 하이브는 BTS를 등장인물로 `달려라 방탄`, `인더숲(IN THE SOOP)` 등의 예능을 직접 만들고요, `인더숲`은 JTBC를 통해 방송되기도 했죠.
그나마 예능 프로그램은 이렇게라도 공개하지만, 음악 방송 출연은 전무한 상황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수익성도 그렇지만 효율 면에서 생각해 봐도 직접 제작하는 편이 나을 것 같네요.
<기자>
네, SM엔터테인먼트는 지난 5월 SM C&C, 미스틱스토리, 키이스트 등 흩어진 자회사들을 SM스튜디오스로 합쳤습니다.
소속 PD들과 콘텐츠 전문가들을 모아서 콘텐츠 역량을 키우기 위함인데요.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K팝 맏형으로서 음악, 영상, 아바타 등을 아우르는 미래형 콘텐츠를 선보이겠단 포부입니다.
[이경은 / 한국콘텐츠진흥원 콘텐츠수출팀장 : K팝을 소비하는 방식에 있어서 오프라인과의 차별성이 있다면, 멀티캠 방식이라던가, 실감콘텐츠를 접목해서 다양한 연출을 온라인에서 진행한다든지. 그런 것들이 한류 팬들에게 주목도를 조금 더 줄 수 있는 시도들이 될 수 있을 것이라 봅니다.]
<앵커>
세계적인 흐름은 어떻습니까?
<기자>
아이돌 중심의 국내 음반 산업 구조는 과거 일본의 모델을 벤치마킹한 결과물입니다.
지난 20여 년간 실력을 갈고닦은 결과 현재 K팝 가수들의 완성도나 엔터기업들의 경쟁력은 일본을 넘어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습니다.
육성 시스템을 단기간에 따라잡기 어려운 만큼, 다른 나라에 수출하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이브는 미국에서 `K팝 보이 그룹`을 만들 예정이고요, CJ ENM은 남미판 `프로듀스 101`을 계획 중이죠.
<앵커>
굉장히 치열한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군요.
<기자>
네, 심지어 자산 시장의 화두인 NFT로의 진출도 속속 진행 중입니다.
현재 음악 산업은 CD나 MP3를 사서 갖는 게 아닌, 실시간 재생으로 공유하는 구조이죠.
여기에 반작용으로 등장한 개념인데 NTF로 제작한 음원은 실제로 구매해서 소유가 가능합니다.
더구나 무한정 복사가 가능한 MP3에 반해 정식 인증본을 가질 수 있어 팬들에게 매력적이죠.
<앵커>
글세요, 그림 그렇고, 훈민정음도 그렇고 NFT로 나온지만 잘 와 닿지는 않습니다.
가능성은 있는 겁니까?
<기자>
지난 6월 국내 가수로는 처음으로 래퍼 팔로알토가 NFT 음원을 발매했습니다.
`범 내려온다`로 유명한 국악 퓨전밴드 이날치도 이 곡을 NFT로 내놨고요.
JYP는 디지털 자산 거래소 `업비트`의 운영사 두나무와 관련된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죠.
전문가들은 NFT가 아직 사업성이 명확하진 않지만 선점 효과를 누리려는 시도로 분석합니다.
[고정민 / 홍익대학교 문화예술MBA 교수 : 엔터기업들이 급변하는 환경에 조금이라도 뒤처진다면 장기적으로 뒤처질 가능성이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어떤 변화가 있으면 이것을 선점해서 거기에 들어가서 어떤 모델을 만들려는 그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보입니다.]
사업 이외에도 음악 본연에 대한 조언도 나옵니다.
오늘날 K팝이 댄스음악을 중심으로 리드미컬함과 현란한 춤이 대다수라는 분석이죠.
세계적인 가수인 비틀스와 같이 성장하려면 새로운 음악, 새로운 장르를 고민해야 할 때라는 판단입니다.
<앵커>
박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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