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전염성 강한 `델타 변이`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점점 더 많은 주요 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접종 의무화를 검토하고 있다.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CNN 방송은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 모임이자 강력한 로비 단체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BRT)이 최근 회원사를 상대로 백신 의무화 계획에 대한 설문조사를 벌였다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BRT는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한 소식통은 조사 결과 몇 달 전보다 더 많은 업체들이 백신 접종 의무화를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CNN은 이런 조치가 직원들이 사무실에 다시 빽빽히 모이는 일을 편안하게 느끼도록 하려는 경영자들의 바람과, 더 강력한 변이가 출현하기 전 백신 접종률을 높이려는 노력을 반영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회계·컨설팅 업체 KPMG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콘스턴스 헌터는 "(기업의) 백신 의무화는 예외가 아닌 표준(norm)이 될 것"이라며 "그게 없이는 직장으로 돌아갈 안전한 방법이 없다. 델타 변이가 이를 입증했다"고 말했다.
법률적으로도 학교나 고용주, 지방정부가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는 데 문제는 없다. 여기에 수주 내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미 식품의약국(FDA)의 백신 정식 승인은 아직까지 작은 물줄기에 불과한 의무화 추세를 홍수로 바꿔놓을 수 있다고 NYT는 전망했다.
이미 최근 몇 주 새 항공사 유나이티드항공, 정보기술(IT) 업체 구글·페이스북, 식품 가공업체 타이슨푸드, 헬스클럽 체인 이쿼녹스, 소매 체인 월마트, 엔터테인먼트 기업 디즈니 등이 직원 전체 또는 일부 직원에 대해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CNN 모회사인 워너미디어도 다음 달 6일부터 미국 사무실에 들어가려면 백신 접종 증명서를 제시하도록 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11일 유나이티드항공, 의료법인 카이저 퍼머넨티 등 직원 백신 접종을 의무화한 업체의 CEO와 온라인 만남을 가졌는데 이 만남 뒤 유나이티드항공의 스콧 커비 CEO는 "지금부터 몇 주 뒤면 이것(백신 의무화)은 나라 전체에 광범위하게 퍼질 것"이라며 "왜냐하면 이는 기본적인 안전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선 백신 접종 의무화를 둘러싸고 논란이 크지만 지금까지는 법원도 이에 대해 우호적이다. 일례로 12일 대법원은 인디애나대학의 백신 의무화를 막아달라는 요청을 기각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장진아 기자
janga3@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