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발성골수종 환자가 표적항암제 `다라투무맙`을 사용하면서, 과거 B형간염 바이러스에 노출된 사람이라면 바이러스 재활성화·간 손상 위험이 생길 수 있다는 보고가 세계 최초로 나왔다.
해당 내용은 성필수·이순규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연구팀 성과로, 민창기·박성수 가톨릭혈액병원 교수가 공동으로 연구했다.
연구팀은 2014년부터 2020년까지 서울성모병원에서 표적항암제 ‘다라투무맙’으로 치료받은 다발성골수종 환자 105명을 대상으로 간기능검사 및 B형간염 항원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과거 B형간염 바이러스에 노출되었으나 현재에는 바이러스 보유자가 아닌 환자의 일부(6.5%)에서 B형간염 바이러스의 재활성화 현상이 나타났으며 이중 일부는 심각한 간 손상이 동반됐다.
현재 림프종의 치료제 주로 사용되는 표적항암제인 `리툭시맙`이 B형간염 환자들의 B형간염 재활성화를 일으킬 수 있는 항암제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후천성 면역반응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다른 새로운 표적항암제에서도 B형간염 재활성화의 위험이 있다는 게 밝혀졌다.
연구팀은 이런 B형간염 재활성화 환자에서는 빠른 진단과 항바이러스제 치료가 환자의 예후에 중요하며, 치료 전 과거 B형간염 여부에 대한 혈청학적 검사와 치료 이후 간기능 등에 대한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순규 교수는 "우리나라는 현재는 바이러스 보유자가 아니지만 과거에 B형간염에 노출된 적이 있는 인구 비율이 40%까지 이른다는 보고가 있다"며 "과거에 감염 경험이 있는 환자가 면역 저하가 발생할 수 있는 항암제를 투여 받는 경우 B형간염의 재활성화 우려가 있어 치료 중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필수 교수는 "다발성골수종같은 혈액암 환자에서 B형간염이 재활성화되면, 간부전과 같은 심각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B형간염 재활성화를 방지하기 위한 선제적 항바이러스 치료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감염병학회 학술지 `Clinical Infectious Diseases`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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