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빚투' 개미...신용금리·주가하락 '째깍째깍'

입력 2021-08-29 07:39   수정 2021-08-29 07:55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으로 본격적인 금리 상승 국면에 돌입하면서 개인투자자들 `빚투`(빚내서 투자) 이자 부담도 따라서 커질지 관심이다.

2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금리 인상 이후 여러 증권사가 신용융자 거래(증권사가 고객에게 주식매수자금을 빌려주는 것) 금리 인상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협회의 증권사별 신용융자 금리 공시에 따르면 28개 증권사 중 3분의 2 이상인 19곳이 신용융자 금리 설정 시 양도성예금증서(CD)나 기업어음(CP) 금리를 기본금리로 하고 가산금리를 추가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11개 증권사가 기본금리로 활용하는 CD 91일물 금리의 경우 26일 한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금리가 연 0.92%로 전날보다 25bp(0.25%포인트) 올랐다. 한은 기준금리가 오르면 그만큼 신용융자 금리 인상 요인으로 작용하는 셈이다.

다만 많은 증권사는 시중금리가 등락하더라도 이를 곧바로 신용융자 금리에 반영하기보다는 가산금리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신용융자 금리를 대체로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대다수 증권사의 신용융자 금리가 이번 한은 기준금리 인상분만큼 자동으로 오를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한은 기준금리 인상이 이번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추가 인상이 확실시된다는 점이다.

한은 기준금리 인상과 관련해 리포트를 낸 증권사 20곳 가운데 16곳이 연내에, 나머지 4곳이 내년 1분기에 각각 두 번째 기준금리 인상을 전망했다. 또 한화투자증권과 DB금융투자는 연내와 내년 1분기에 각각 한 차례씩 두 차례 추가 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이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신용융자 금리 인상에 따른 `빚투` 이자 부담도 커지면서 빚투가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투협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의 신용융자 잔고 규모는 지난 18일 역대 최대치인 25조6천112억원으로 치솟았다가 26일 현재 24조4천574억원으로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고공 행진 중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현재 개인투자자의 신용융자 이자비용 부담액은 역대 최대치인 연 1조8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그동안 초저금리 환경에서도 신용융자 규모 팽창으로 이자 부담이 이처럼 커진 가운데 금리가 오르면 개인투자자의 `빚투` 부담은 갈수록 무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차입 제약과 이자율 상승이 동반하는 환경에서는 장래 신용융자 거래의 위축은 명약관화하다"며 "앞으로 정책 방향은 긴축 쪽으로 연속성을 가질 가능성이 크다"며 "`빚투`는 개인 거래의 일부분이지만, 이런 측면에서 과도하게 투기적인 거래는 조심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 진입했다"고 강조했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신용융자 금리도 오르는 것은 당연하다"며 "은행권에서도 신용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움직임이 있어 개인들이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는 비중은 점차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작년 같은 개인 수급 중심 장세는 앞으로는 조금 어렵고 외국인과 기관의 영향력이 증시를 좌우할 것 같다"며 "대신 신용융자에 따른 반대매매 등 리스크는 감소해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빚투`(빚내서 투자) 비중이 큰 종목 투자에 주의해야 할 필요성까지 제기된다.

지난 15일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상장주식 수 대비 신용융자 잔고(증권사가 고객에게 주식매수자금을 빌려주는 것) 비중이 큰 상위 20% 종목들의 주가는 지난 17∼20일 한 주간 평균 9.7% 하락했다. 이는 코스피 하락률(-3.5%)보다 크다.

같은 기간 코스닥시장에서 잔고 비중이 큰 상위 20% 종목군은 평균 10.0% 떨어져 코스닥지수 하락률(-7.0%)을 웃돌았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콤텍시스템(-11.84%)·까뮤이앤씨(-16.31%) 등의 낙폭이 컸다. 두 기업은 신용잔고 비중이 두 번째·세 번째로 큰 종목이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에스넷(-16.87%)·비트컴퓨터(-15.67%) 등의 낙폭이 컸다.

이처럼 하락장일 때 신용잔고 비율이 높을수록 낙폭이 더 커지는 경향이 있다.

주가 하락으로 신용거래의 담보금 유지 비율이 기준 이하로 내려가면 반대매매가 나오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이 이를 우려해 주가 급락 시 `패닉 셀링`(공황 매도)을 할 수도 있다. 특히 신용잔고 비중이 큰 종목 대부분이 소형주인 경우가 많아 변동성에 더욱 취약한 면이 있다.

지난 25일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신용잔고 비중이 5% 이상인 종목의 시총은 평균 2천600억원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개인의 이자 부담이 커진다면 하락장 시 변동성은 이전보다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신용거래 위축도 평상시 소형주의 거래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이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개별 기업에 신용융자가 어느 정도 쌓였는지에 따라 (신용거래 위축의)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신용융자가 많이 쌓인 기업은 반대매매 리스크가 불거질 때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더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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