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령 제한 풀어도 되나요?"…게임업계 '눈치 싸움'[게임 셧다운제 폐지]

유오성 기자

입력 2021-09-02 17:34   수정 2021-09-02 17:34

    <앵커>
    앞서 보신 것처럼 강제적 셧다운제는 폐지 수순을 밟고 있지만, 대안인 게임시간 선택제도 게임 산업 발전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는 것 같습니다.
    성장기업부 유오성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봅니다.
    유 기자. 게임업계는 여전히 게임을 규제 대상으로 보는 것에 대해 불만인데, 완전히 폐지를 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기자>
    교육계와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여전히 게임은 통제가 필요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실제로 정부와 정치권이 셧다운제 폐지 찬성 입장을 밝히자 학계와 시민단체는 폐지 반대 운동에 나서기도 했는데요.

    이들은 셧다운제는 게임업계의 과도한 상업주의로부터 게임소비자를 보호하는 최소한의 법적조치라며 셧다운제 폐지 시도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습니다.

    일각에서 반발이 나오다 보니 셧다운제가 청소년의 게임 과몰입을 줄이지 못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음에도 한 번에 폐지하는 대신 게임시간 선택제로 한 단계 완충장치가 필요하게 된 것이죠.

    <앵커>
    정부와 정치권은 시민사회단체 입장도 고려해야 하니 한 발 물러선 모양새군요.
    우리만 그런 건가요?
    다른 나라들은 이와 비슷한 우려를 하고 있지 않은 모양이죠?

    <기자>
    게임 이용시간을 국가가 나서서 제도로 통제하는 모습을 보이는 국가는 중국과 우리나라 두 곳 밖에 없습니다.

    게임시간 선택제의 경우 강제적 셧다운제 보다는 나아졌지만 이것 역시 중국과 한국에만 존재하는 갈라파고스 규제라는 점에서 한계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앵커>
    갈라파고스 규제라는 지적이 있지만 게임 이용시간을 원천 봉쇄하는 셧다운제보다 게임시간 선택제가 완화된 조치이지 않습니까?
    게임업체들은 앞으로의 영업활동에 긍정적인 측면이 많을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드는데, 어떻습니까?

    <기자>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모바일 게임이 대세가 되면서 PC 게임에만 적용되는 셧다운제는 실효성이 없어졌기 때문인데요.

    최근 자료를 살펴보면 모바일 게임 시장은 2017년 처음으로 PC 게임 시장 규모를 넘어선 이후, 2019년에는 국내 게임 산업 전체 비중의 절반을 차지하는 핵심 플랫폼으로 부상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실상 셧다운제가 폐지된다고 해도 이미 모바일 게임 시장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게임회사가 가져갈 수 있는 이득은 그만큼 적어진 셈인 것이죠.

    다만 셧다운제가 가지고 있던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조금이나마 개선되고, 이에 따라 게임 산업 전반적인 분위기가 살아날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인 측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게임업체들은 이에 대한 특별한 움직임은 없습니까?

    <기자>
    셧다운제가 아직 완전히 폐지되지 않았고, 이제 막 법안을 발의한 상황이라 업체들은 조심스럽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청소년층의 게임 이용에 대한 제한이 풀렸기 때문에 연령별 등급제한을 낮춘 게임들이 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해볼 수 있습니다.

    <앵커>
    연령별 등급제한을 낮춘 게임이라는 게 어떤 걸 말하는 겁니까?

    <기자>
    게임업체들은 셧다운제가 도입되면서 규제의 영향을 받지 않는 성인용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 이른바 MMORPG 위주로 신작들을 출시해 왔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이런 규제들이 약화되면서 지금은 명맥이 끊긴, 청소년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캐주얼 게임들이 다시 유행하지 않을까라는 조심스러운 전망도 나오고 있는데요.

    펄어비스의 신작 도깨비가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펄어비스는 이 게임을 두고 "온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PC 및 콘솔게임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앵커>
    국내 게임이 천편일률적인 방식에서 벗어난다 이런 거네요?

    <기자>
    맞습니다. 또 하향세로 접어들었다고 평가받던 PC 게임의 부활도 노려볼 수 있습니다.
    이미 많은 회사들이 PC와 모바일에서 동시에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멀티플랫폼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데요.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앤소울2, 넷마블의 제2의 나라, 카카오게임즈의 오딘 등이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컴투스의 경우 모바일로만 출시하던 서머너즈워 시리즈를 내년엔 모바일과 PC에서 동시에 즐길 수 있도록 준비 중입니다.

    코로나19로 집안에서 여가를 즐기는 시간이 늘었고, 또 어릴 적 게임을 즐기던 세대가 부모가 된 만큼 게임에 대한 인식도 많이 변해가고 있는데요.

    이번 셧다운제 폐지에 대한 논의를 부작용 없이 잘 이끌어 대한민국 게임산업이 다시금 부활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앵커>
    유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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