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오르는데…10명 중 3명만 `금리인하` 혜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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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10-08 17:23   수정 2021-10-08 17:23

대출금리 오르는데…10명 중 3명만 `금리인하` 혜택

    <앵커>

    눈 뜨면 오르는 대출 금리에 요즘 걱정인 분들 많을 텐데요.

    이직·승진을 했거나 소득이나 재산이 늘어 신용이 개선됐을 때 은행과 저축은행, 카드사, 보험사 등 금융사에 기존에 이용하고 있는 대출의 금리를 깎아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제도가 법적으로 보장돼 있다고 합니다.

    `금리인하요구권`이라는 건데, 홍보도 잘 돼 있지 않고 금융사별로 심사 기준이 달라 혜택을 받지 못한 경우가 많다는 지적입니다.

    정치경제부 전민정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전 기자, 금리인하요구권, 저도 생소한 개념인데 왜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거죠?

    <기자>

    쉽게 말해 은행을 비롯한 금융사들이 `고객이 금리인하를 요구하면 깎아줄 수 있다`라고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대출을 내주고 받는 이자가 많을수록 금융사의 수익이 좋아지는 건 당연하데요. 그래서 굳이 나서서 소비자들에게 이런 사실을 안내할 필요가 없었던 거죠.

    또 고객이 직접 신청을 해야 효력이 발생하는 만큼, 일선 창구에서도 증빙자료를 받고 심사도 다시 해야 하는 금리인하요구권 안내에 소홀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 때문에 2002년부터 은행권에서 자율적으로 시행돼 온 금리인하요구권은 `유명무실`할 수 밖에 없었고, 결국 2019년 6월 법제화됐습니다.

    금융회사가 대출 계약 등을 체결하려는 고객에게 금리 인하를 요구할 수 있음을 반드시 알려야 할 의무가 생긴거죠. 은행의 경우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최대 2천만원의 과태료를 내야 합니다.

    <앵커>

    은행들이 의무적으로 안내를 하게 됐다고 해도, 저같은 경우 연봉도 오르고 했는데 안내를 받아본 기억이 없는데, 알고도 지나친 걸까요?

    <기자>

    법적으로 보장은 됐지만 여전히 은행들이 금리인하요구권 알리기에 소극적이라는 게 그 이유일 것입니다.

    그래서 시중은행들이 어떠한 방식으로 금리인하요구권을 안내하고 있는지를 알아봤는데요.

    가계대출 상품설명서에 금리인하요구권 내용을 표시하거나 대출을 새로 받거나 연장할 때 또 조건을 변경할 때 담당직원이 말로 안내해주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사실 대출 관련 서류를 작성하면서 금리나 월 상환액만 눈여겨볼 뿐 다른 약관 내용은 지나치기 쉽잖아요.

    영업점에 안내문을 비치하고 홈페이지에 공지를 하고 있다는데 눈여겨 볼 소비자들이 얼마나 있을 지는 의문입니다.

    소비자가 자신의 신용등급이 올라갔는지 매번 체크하기는 어려운 만큼, 메일이나 문자메시지 등 SMS를 통해 금리인하요구 가능 여부를 별도로 알려주는 노력이 필요한데, 이를 실제 시행하고 있는 주요 시중은행은 농협은행과 IBK기업은행, 우리은행 등 세 곳에 불과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금리인하요구 신청을 하더라도 은행에서 받아들여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는데, 왜 그런가요?

    <기자>

    금융감독원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2017년 60%에 달했던 은행권의 금리인하권 수용률은 지난해 31.6%, 올 상반기 25.1%로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데요.

    지금은 10명 중 3명 정도만 은행에 금리인하를 요구했을 때 이자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법제화 이후에도 수용률이 낮아진 건 2019년 1월 홈페이지와 모바일앱을 통한 비대면 서비스가 도입되면서부터 접수 건수가 급증한 영향이 큽니다.

    직접 은행을 찾지 않고도 손쉽게 신청과 약정을 할 수 있게 되자 한푼이라도 이자를 아껴보자는 심리에 자격이 안돼도 "일단 신청하자"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어났고, 그만큼 거절당하는 경우도 많아진 거죠.

    때문에 은행들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단순히 수용률 수치만을 가지고 은행이 잘했다, 못했다를 평가하기 어렵다는 것도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허수`가 많다는 건, 결국 알리긴 했지만 효과적으로, 또 제대로 알리지는 못했다는 뜻이어서 은행들도 완전히 책임을 피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지금은 많이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일부 은행 창구에서는 금리를 낮춰달라고 요구해도 이런 저런 이유로 안해줘 금리인하권을 유명무실화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관련해서 사례자 인터뷰 들어보시죠.

    [정유진(가명) / 서울 영등포구 : 제가 5월에 승진을 하고 우연히 금리인하요구권에 대해 알게 돼 은행에 문의를 했는데요. 신용대출을 받은 은행에서는 0.2%p 인하 혜택을 받았는데 전세대출을 받은 다른 은행에서는 어차피 금리가 더 오를 텐데 신청을 해도 별 의미가 없을 것이라며 철회하겠다고 통보를 하더라구요.]

    <앵커>

    그렇다고 해도 금리인하 요구 수용률이 유독 높은 은행들도 있고, 수용률은 낮아도 이자 인하 혜택을 받은 고객 수가 크게 늘어난 은행들도 있다고 하는데요.

    <기자>

    올 상반기를 기준으로 은행별 수용률을 살펴보면 NH농협은행과 IBK기업은행이 각각 96%, 83%로, 30~50%대 수준인 4대 시중은행과 비교했을 때 월등히 높습니다.

    아무래도 이들 은행은 특수은행이다보니 충성고객과의 관계도 생각해야 하고 다른 시중은행만큼 수익성만을 좇기엔 눈치가 보였을 것입니다.

    또 주기적으로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금리인하권을 안내하고 있다는 점도 수용률을 높인 이유로 분석됐는데요.

    실제 카카오뱅크나 케이뱅크와 같은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올 상반기 기준으로 수용률은 20%를 밑도는 낮은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자액 인하 혜택을 받은 고객 수(수용 건수)는 4만3,700여명으로, 5대 시중은행을 합친 인원(2만2,500여명)의 두배 수준에 달했습니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분기마다 대상 고객에게 푸쉬 알림 서비스를 보내고 모바일 앱을 통해 신용점수 상승과 대출 금리 인하 가능 여부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자 감면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된 겁니다.

    금리인하요구권은 은행뿐만 아니라 저축은행이나 보험, 카드 등 제2금융권에서도 가능한데요.

    하지만 은행보다 비교적 신용도가 낮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만큼, 금리인하 조건에 부합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활성화되진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관련 내용은 장슬기 기자의 리포트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최근 은행 문턱이 높아지면서 대출자들이 몰리고 있는 저축은행과 신협,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

    여기에 보험사 대출이나 카드론에 대해서도 대출자들은 금리 인하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2금융권의 금리인하요구 수용률도 여전히 낮은 수준을 나타냅니다.

    보험업권의 금리인하요구 수용률은 지난 2018년 53%에서 지난해 48.8%로 떨어졌습니다.

    대출 금리인하를 신청한 사람 중 절반 이상이 탈락한 겁니다.

    고금리 대출인 카드론이나 캐피탈금융도 상황은 마찬가지. 여신금융업권의 금리인하요구 수용률은 지난 2018년 74%에 달했지만 지난해 57.9%까지 떨어졌습니다.

    저축은행과 상호금융권의 수용률은 은행을 크게 웃도는 70% 수준을 나타내고 있지만, 이 역시 하락세를 보입니다.

    전반적으로 금융권의 홍보 부족이 영향을 준 것도 있지만,

    2금융권의 경우 대출을 받는 사람들이 대부분 중·저신용자들로 구성돼 있어 금리 인하 자격조건을 갖추기가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설명입니다.

    [금융권 관계자 : 2금융쪽에 오시는 분들 중에서는 금리인하요구권 자격조건에 미달되시는 분들이 거의 다에요. 업권별로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특히 2금융권 같은 경우에는 중·저신용자들을 주로 취급하는 금융기관이다보니까 대상자도 많이 없을 뿐더러, 실질적으로 수용되는 경우도 많이 없어요.]

    이미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하고 2금융권을 찾은 만큼, 신용도 개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실제 카드론의 경우 12~20% 사이 고금리를 적용받고 있는 중·저신용자 비중은 전체 이용자의 절반이 넘습니다.

    기본적으로 취업이나 소득 증가 등 금리인하를 요구할 수 있는 조건들이 있지만 저신용자들에게는 사실상 `하늘의 별따기`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지적입니다.

    한국경제TV 장슬기입니다.

    <앵커>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예고한데다, 가계부채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의 전방위적인 대출 조이기에 서민들의 대출 이자 부담은 더 늘어날 텐데요.

    대출을 갈아타지 않고도 이자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금리인하요구권이 활성화돼야 할 텐데, 방법은 없나요?

    <기자>

    금융소비자의 권리 보호를 크게 강화한 `금융소비자보호법`도 지난달부터 본격 시행된만큼 금융당국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금리인하요구권 수용실적을 정기적으로 분석해 특별한 사유 없이 실적이 좋지 않은 금융사에 대해서는 시정을 요구하고 일정 횟수의 문자(SMS) 알림 등을 의무화해 소비자들이 금리인하요구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겁니다.

    관련해서 전문가 인터뷰 함께 보시죠.

    [서지용 /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 : 이용하는 분들에게 문자로 공지를 해야 하는데, 예를 들어 금리가 변동될 때마다 공지사항을 의무적으로 공시하게끔 창구지도를 하거나 시행령을 발표하는 방식을 통해 잘 모르는 내용들을 (금융사들이) 적극 홍보할 수 있도록 금융당국에서 지도해야 합니다.]

    <앵커>

    어제(7일) 금융감동원 대상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도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금리인하요구권을 안내하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문이 있었는데, 금융당국은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정은보 금감원장은 어제 국감에서 "관련 금융회사들과 함께 수용률을 높이고 편차를 줄이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답변했는데요.

    금리인하요구권의 낮은 수용률은 수년째 국감에서 지적돼 온 사안인데요. 금감원은 뒤늦게나마 올 3월 은행연합회, 주요 은행들과 금리인하요구권 운영 개선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개선 방안은 홍보 활성화가 핵심인데요. 정기적인 안내를 강화하고 대출상품설명서에 명시하는 고지내용을 보완하기 위한 지침이 담길 것으로 보입니다.

    은행들의 내부관리체계도 강화해 고객들에게 이자감면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이유에 대해서도 상세히 설명해줄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준비 중이라고 금감원은 설명했습니다.

    또한 수용률을 계산할 때 적용하는 `신청건수`에 대한 통계 집계 기준을 통일해 신용등급 개선이 있을 경우 어떤 은행은 금리인하를 해주고, 어떤 은행은 안해줘 소비자들이 혼란을 겪는 경우도 없애겠다는 방침입니다.

    당초 상반기까지로 예정돼 다소 미뤄진 감은 있지만 연내에는 개선 방안이 나온다고 하니, 이제라도 꼭 금융소비자들이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를 누렸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앵커>

    전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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