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셜미디어 스냅이 21일(현지시간) 애플의 사생활 보호 강화 조치 때문에 4분기에 성장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히면서 이 회사 주가가 무려 20% 넘게 하락했다.
스냅은 이날 발표한 올해 3분기 실적에서 매출액이 작년 동기보다 57% 증가한 10억7천만달러(약 1조2천600억원), 주당 순이익은 17센트로 집계됐다고 밝힌 것으로 경제매체 CNBC가 보도했다.
매출액은 금융정보업체 리티니티브가 집계한 월가의 콘센서스(실적 전망치 평균)인 11억달러에 소폭 못 미쳤지만 주당 순이익 예상치(8센트)는 기대치를 넘어섰다. 글로벌 일간 활성 이용자(DAU)도 예측보다 많은 3억600만명으로 집계됐다.
3분기 실적보다 더 큰 문제는 4분기 실적 전망치(가이던스)였다.
에번 스피걸 스냅 최고경영자(CEO)는 아이폰의 사생활 보호 조치가 스냅의 광고 사업에 예상보다 더 큰 타격을 줬다고 밝혔다.
스피걸 CEO는 어느 정도 사업 차질을 예상했다면서도 애플이 제공한 새로운 광고 효과 측정 솔루션이 기대만큼 잘 파악하지 못해 광고주들이 아이폰 운영체제(iOS)에서 광고 효과를 시험하고 측정하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4분기 매출액 가이던스를 11억7천만∼12억1천만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월가의 컨센서스인 13억6천만달러에 못 미치는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지적했다.
이 발언 뒤 이날 약 75달러로 장을 마친 스냅의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57달러로 약 24% 하락했다.
또 소셜미디어 경쟁사인 페이스북과 트위터 주가도 7% 가까이 빠졌다. 애플의 조치가 디지털 광고 업계 전반에 미칠 영향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CNBC는 풀이했다.
애플은 4월 iOS를 업데이트해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을 처음 실행하면 앱이 이용 기록이나 검색 활동을 추적해도 될지 이용자에게 물어 승인을 받도록 했다.
소셜미디어나 광고주는 이를 통해 광고 효과를 측정하고 맞춤형 표적 광고를 해왔으나 이 조치가 시행된 뒤 미국에서 추적을 승인한 경우는 1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은행 트루이스트 시큐리티의 애널리스트 유세프 스퀄리는 "이는 스냅 (사업) 모델의 아킬레스건을 보여준다"며 "그것은 이 업계에서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대규모 자체 보유 (고객) 데이터의 부재"라고 말했다.
스냅은 10대와 젊은 성인층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사진 중심의 메신저 서비스 `스냅챗` 등을 발판으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에도 안정적인 매출액·이용자 증가세를 유지해왔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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