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사업 강화를 위한 실탄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신세계그룹이 고민에 빠졌습니다.
상장 절차를 밟던 쓱닷컴(SSG닷컴)의 기업가치가 지나치게 높다는 의견이 제기되기 시작한 건데요.
어떤 사정인지 방서후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내년 상반기 상장을 앞둔 신세계그룹의 통합 온라인몰인 쓱닷컴.
지난달 중순 국내외 증권사를 대상으로 주관사 선정을 위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지만, 한 달이 넘도록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롯데렌탈이나 크래프톤 등이 PT 직후 일주일 안에 주관사를 선정하며 속도를 낸 것과는 상반된 행보입니다.
상장을 조건으로 재무적투자자(FI)들에게 대규모 투자를 받으면서까지 속도전을 펼쳤던 쓱닷컴이 갑자기 왜 멈칫한 걸까.
전문가들은 먼저 중국 헝다그룹발 금융위기와 미국의 조기 긴축 가능성 등으로 글로벌 증시가 위축된 것을 원인으로 꼽습니다.
쓱닷컴이 증권사들에게 상장 계획이 담긴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보낼 때에 비해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받기 어려울 수 있어섭니다.
실제로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당시 쓱닷컴의 기업가치를 10조 원 이상으로 봤는데, 모기업인 이마트 시가총액은 현재 5조 원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통상 이커머스 기업들의 기업가치가 PSR(주가매출비율) 3배 이상으로 책정되는 특수한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모기업과의 밸류 격차가 너무 크다는 지적입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 : 이커머스로 바뀌고 있는 환경에서 기업들이 얼마만큼 미래를 준비하고 대응하는지에 대해 초점이 맞춰지겠지만 속도, 투자 규모, 자금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에 따라서 전망도 엇갈릴 것이라고 봅니다.]
여기에 위드 코로나로 인한 리오프닝 기대감이 높아지며 이커머스 사업의 성장성이 다소 정체될 것이라는 우려도 몸값 하락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유통업계 관계자 : 서비스(여행 등)를 제외한 일반 재화 기준으로는 온라인 성장률이 많이 둔화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외부 활동을 재개하면서 오프라인 채널에서의 소비를 늘리기 때문입니다.]
쓱닷컴 상장을 통해 조단위 자금을 마련하려던 신세계그룹의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는 상황.
이에 대해 쓱닷컴 측은 "상장 주관사 선정에 앞서 지정감사인 신청을 마치는 등 상장 일정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며 "더 나은 조건으로 상장할 수 있도록 주관사 선정에 공을 들이고 여러 조건을 면밀히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에 대해서도 "온라인 기업은 오프라인 기업보다 높은 기업가치로 평가 받는 게 당연하다"며 "100조원 이상으로 가치가 책정된 쿠팡에 비하면 오히려 저평가"라고 덧붙였습니다.
한국경제TV 방서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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