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22일(현지시간) 공급망 병목과 높은 인플레이션이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파월 의장은 이날 국제결제은행(BIS) 주최로 열린 온라인 콘퍼런스에서 "전체적인 물가상승률이 목표치를 훨씬 넘어서고 있다"고 우려했다고 뉴욕타임스(NYT)와 로이터 통신 등이 전했다.
그는 "공급 부족과 높은 인플레이션은 과거 예상했던 것보다 더 오래 갈 것 같다. 내년에도 계속될 것"이라며 "임금에 대한 압력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글로벌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부터 회복되는 과정에서 나타난 공급망 병목과 노동력 부족 현상 등이 물가를 계속 끌어올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는 "공급 측면의 부족 사태가 악화돼왔다"면서 "공급망 병목이 더 길어질 위험성이 분명해졌다. 이는 더 높은 물가상승률로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파월 의장은 결국은 일자리 성장에 다시 속도가 붙고 공급망 문제가 해결돼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가장 확률 높은 시나리오"라면서도 상당 기간 심각한 부작용이 있을 가능성을 염려했다.
특히 소비자들을 향해 "식료품, 휘발유와 같은 것들의 물가상승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를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따라서 인플레이션이 진정되지 않고 장기화할 것으로 판단될 경우 "틀림없이 물가 안정을 지키기 위한 우리의 수단을 활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의 이런 발언에 금리 영향을 많이 받는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25.50포인트(0.82%) 떨어진 15,090.20에 거래를 마쳤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도 4.88포인트(0.11%) 내린 4,544.90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3분기 기업들의 호실적에 힘입어 73.94포인트(0.21%) 오른 35,677.02로 사상 최고치 기록을 세웠으나, 파월 의장 연설 전보다는 상승폭이 눈에 띄게 축소됐다.
이날 파월 의장은 연준의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가 임박했음을 시사하는 동시에 당장 금리를 올릴 계획은 없다며 시장을 안심시키는 데에도 주력했다.
`연준의 인플레이션 대응이 늦은 게 아니냐`는 질문에 파월 의장은 "테이퍼링을 할 때가 됐지만, 금리를 올릴 때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파월 의장은 연준의 테이퍼링 시작 준비가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며 이르면 11월 중순부터 시작할 것이라는 당초 입장을 재확인했다.
코로나19 사태의 경기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매달 1천200억 달러 규모의 채권을 매입 중인 연준은 연말부터 매입 규모를 줄이기 시작해 내년 중반까지 양적완화 조치를 완전히 종료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또한, 이날 파월 의장 외에 월스트리트의 억만장자 채권 투자자로부터도 인플레이션 장기화를 걱정하는 발언이 나왔다고 CNBC방송이 전했다.
`신(新) 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대표는 CNBC 인터뷰에서 "적어도 내년까지는 물가상승률이 4% 밑으로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인플레이션 장기화를 확신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장진아 기자
janga3@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