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등 악재로 둘러싸인 국내 증시의 내년 고점 시기를 놓고 증권가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17일 코스피가 내년 상반기에 횡보를 거쳐 하반기에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증시 방향성을 좌우하는 가장 큰 요인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라며 인플레이션 압력은 내년 상반기에 고점에 도달한 뒤 서서히 잦아들면서 하반기에 증시 반등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내년 초반에는 코로나19 극복과 정상으로 복귀하는 국면에서 물가 상승 압력 여파에 적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NH투자증권은 코스피가 내년에 경기 흐름에 따라 5∼6월 고점에 도달한 뒤 하반기에 약세로 돌아서는 `상고하저`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에 공급난이 일정 부분 해소되고 생산이 재개되면서 전 세계 경기가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하반기에 전 세계 경기선행지수가 고점을 지나면서, 미국 금리 인상 우려가 선제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점쳤다.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은 내년 코스피 예상 변동 폭으로 2,800∼3,400을 제시했다.
또 현재까지 증권사들이 제시한 내년 코스피 전망치 중 가장 높은 수준은 3,600선이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미국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이 시작되면 시장의 출렁임이 반복될 수 있다"며 "다만 연말·연초를 지나면서 지금의 우려는 바닥을 찍고, 내년 하반기 경기 사이클도 반등을 준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긴축 조정은 이후 밸류에이션(평가가치) 확장에서 비롯된 반등 랠리로 이어졌다"며 내년 코스피 전망치를 3,600선으로 제시했다.
현대차증권은 내년에 코스피가 실적 장세를 이어가며 3,500선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내년 상반기 중 상품가격, 공급망, 물류대란 등이 안정을 찾으면 연간 코스피 실적은 올해보다 10∼20% 개선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최근 5년 평균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0.6배로, 내년 코스피는 12개월 선행 PER 10∼11배에서 등락하며 3,500선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 코스피 전망치 상단을 3,500으로 잡고 "코스피 12개월 선행 PER는 현재보다 1∼2배 상승할 여력이 있다"며 "외국인이 테이퍼링과 신흥국 제조업 생산 차질을 선반영한 상황에서 추가로 대량 순매도에 나설 여력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내년 코스피 상장사의 순이익을 시장 컨센서스(기대치) 기준으로 올해보다 7.9% 늘어난 183조4천억원으로 내다봤다.
신한금융투자는 내년 코스피 영업이익이 256조원으로 올해보다 9.6% 증가하고, 영업이익률은 기존 10.3%에서 10.6%로 소폭 높아질 것으로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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