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등 선진국이 코로나19 백신 효과를 높이기 위한 추가 접종(부스터샷)을 확대하고 있지만, 빈곤국들은 부스터샷은 커녕 첫 접종을 하는 데도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세계백신면역연합(GAVI) 세스 버클리 대표는 코백스(COVAX)를 통해 잉여 백신이 (빈곤국에) 제공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공급 문제로 가까운 장래에 이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고 꼬집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전 세계 많은 빈곤국은 백신 확보의 상당 부분을 백신 공동 구매·배분을 위한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COVAX)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자금조달 및 선진국들의 과도한 백신 선주문, `백신 공장`으로 불리는 인도의 수출 금지 등 문제로 해당 프로젝트가 제 기능을 다 하지 못하면서 빈곤국들은 백신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아프리카 대부분 나라를 포함한 저소득 국가들이 올해 말까지 전 세계적으로 설정한 `백신 접종률 40%`라는 목표에 도달하지 못할 위험에 처했다고 WP는 전했다.
반면 최근 선진국들은 자국민들에게 백신 1·2차 접종에 더해 3차 접종까지 독려하고 나선 상황이다.
미국 보건 당국은 지난 19일 코로나19 부스터샷 접종 대상을 18세 이상 모든 성인으로 확대하고 50세 이상에게 부스터샷을 서둘러 접종할 것을 권고했다.
영국의 경우 40대에도 코로나19 3차 접종을 시작하고, 만 16∼17세에게는 2차 접종을 한다고 발표했다.
프랑스는 백신 접종 자격이 있는 모든 사람에게 3차 접종을 확대해야 하는지에 대한 보건 당국의 지침을 기다리는 중이다.
이에 대해 세계보건기구(WHO)는 빈곤국에서는 가장 취약한 계층도 백신을 맞는 데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선진국들은 상대적으로 증세가 심각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추가 접종을 시행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부스터샷 연기를 촉구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전 세계적으로 접종된 부스터샷이 저소득 국가에서 이뤄진 첫 번째 접종보다 6배나 많은 백신 불균형 상황을 "당장 멈춰야 할 스캔들"이라고 비판했다.
버클리 GAVI 대표도 이런 백신 불균형 상황에 대해 "1차 접종을 하지 않은 위태로운 사람들이 있는 상황에서 증세가 심각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추가접종을 해야 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각국 정부는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해 심각한 질병에 걸릴 위험이 거의 없는 15세 또는 18세보다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의료 종사자를 우선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올해 말까지 전 세계 코로나19 고위험군 대부분에 대한 접종을 마치고, 당초 빈곤국 접종률 목표 하한선으로 정한 20%에 근접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내년에는 백신 공급이 일상화돼 가장 필요한 국가에 지원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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