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치러진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과 관련해 가채점 결과로 예상된 등급 커트라인(컷)이나 상위권 대학 지원가능 예측 점수가 대폭 하락하고 `역대급 불수능`이라는 평가가 줄을 잇고 있다.
특히 국어영역에서 손대기 어려운 고난도 지문과 까다로운 보기 문항들로, 인터넷 커뮤니티나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난도 논란이 일었던 2019학년도 수능에 견줘 `희대의 불수능`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21일 교육계에 따르면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019학년도 수능 난도 논란과 관련해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사과했고, 가장 큰 논란이 된 국어 31번 같은 `초고난도 문항` 출제를 지양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수능 당일이었던 2018년 11월15일 "전년과 같은 출제 기조를 유지했다"고 밝힌 출제위원장의 발표와 달리 난도 조절 실패 논란이 일자, 평가원이 12월4일 채점 결과를 발표하면서 "출제위원단의 예측과 실제 결과 사이에 분명한 차이가 있었음을 인정한다"며 사과까지 한 것이다.
당시 수능에서 국어영역 원점수 1등급 컷이 84점,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자(만점자) 비율이 전년도(0.61%)보다 크게 낮은 0.03%로 `불(火)국어`를 넘는 `마그마 국어`라는 말까지 나왔다.
영어영역의 1등급 비율도 전년도의 반 토막이 난 5.3%로 절대평가 취지가 무색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번 수능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수능 당일인 지난 18일 출제위원장인 위수민 한국교원대학교 교수는 "예년 출제 기조를 유지했다"고 밝혔고, 1교시 국어영역이 끝난 직후 교사들과 입시업체들도 `작년 수능과 비슷하거나 약간 쉽다`고 평했지만 실제 수험생들의 체감도는 크게 달랐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어 영역에서 `헤겔의 변증법`, `기축통화와 환율` 지문은 "수험생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주요 입시업체들은 가채점 자체 분석으로 국어 1등급 컷을 82∼85점으로 예상했다. 전년도(88점)보다 3∼5점 낮고 2019년도(84점)와 비슷하거나 약간 낮은 수준이다.
수학영역도 원점수 81∼87점이 1등급 컷으로 예상돼 수학 가·나형 1등급이 92점이었던 전년도보다 크게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295만명이 가입한 수험생 카페 `수만휘`에서는 "기출문제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 "문제 유형을 보니 재수·삼수를 한다고 성공할 자신이 없다", "불수능에 중위권 점수가 붕괴됐을 것"이라는 글과 댓글이 다수 올라왔다.
난이도가 매년 일정 수준으로 유지되지 않고 `물수능`, `불수능` 논란을 오가며 수험생들이 난이도를 예상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는 지적도 많다.
2019학년도 외에도 역대 수능 중에서는 1996학년도, 1997학년도, 2002학년도, 2009학년도, 2011학년도 정도가 고난도 불수능으로 평가받는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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