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제기되며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이 러시아의 군 증강배치 지도 등 우크라이나 침공 시나리오가 담긴 정보를 유럽 국가들에 공유했다고 미국 블룸버그 통신이 21일(현지시간) 관련 소식통 2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결심할 경우 예상되는 러시아군의 침공 계획 등이 포함된 정보를 지난주 일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에 공유했다.
시나리오에는 러시아가 약 10만명으로 구성된 100개 전술 대대를 동원해 러시아와 크림반도, 벨라루스를 통해 우크라이나로 진격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들 부대는 거친 지형과 혹한의 조건에서 작전을 수행하며 광범위한 영토를 장악하고 장기간 점령하는 것을 대비하고 있다.
소식통들은 이들 전술 대대의 약 절반은 이미 침공을 위해 배치된 상태이며 침공 시 항공 지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공유한 정보에는 러시아 군대가 우크라이나 국경 근처에 재집결하는 내년 초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저울질할 수 있다는 미국의 평가도 포함됐다.
블룸버그는 또 러시아가 소련 시절 이후 유례없던 수만 명의 예비군을 소집했으며, 예비군의 역할은 전술 대대가 침공한 지역으로 투입돼 해당 영토를 확보하는 것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다만 러시아는 공식적으로 예비군 소집을 발표하지는 않고 있다.
이처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자 러시아는 미국이 인위적으로 공포를 조장해 `히스테리`를 부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 대변인은 이날 러시아 국영 TV에서 미국을 향해 "해외에서 군대를 데려온 사람들이 우리 영토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해 `이례적인 군사 활동을 하고 있다`고 비난한다"며 "인위적으로 히스테리를 부리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국경에 군사력을 집중적으로 결집하고 있다.
이와 관련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지난 11일 "러시아의 의도를 명확히 모르지만, (병력을 집결해 침공하려는) 러시아의 각본은 안다"고 밝혔다.
반면 푸틴 대통령은 지난 18일 오히려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현대적 살상 무기를 제공하고, 흑해에서 연합훈련을 하면서 돈바스(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분쟁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사진=연합뉴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