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나면 탈출 어려운 테슬라…비상전력 설치해야"

신재근 기자

입력 2021-11-24 18:40   수정 2021-11-25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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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2월 9일 밤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서 테슬라 모델X 롱레인지 차량에 화재가 발생했다. 이 화재로 조수석에 타고 있던 A씨가 숨졌다. 사고 충격으로 조수석 개폐 장치가 변형돼 A씨가 차량 내부에서 탈출하지 못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경찰은 분석했다.

테슬라가 화재시 탈출에 취약하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치권을 중심으로 비상전력 의무화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24일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실 주최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화재시 대피 어려운 전기차, 현황과 대안` 정책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김종훈 충남대학교 교수는 "테슬라 전기차는 전자식 개폐 방식으로 전력 상실 시 외부에서 차량의 문을 열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테슬라 모델3는 차량 전력 공급이 끊기면 내부에서 뒷좌석 문을 열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모델인 모델S나 모델X, 모델Y 등은 차량 내부에 있는 케이블을 잡아 당기면 내부에서 뒷좌석 문을 열 수는 있었지만, 국산차에 비해 과정이 복잡했다.

김 교수는 "사고 등으로 차량 전력 공급이 중단됐을 경우 전력을 일정 시간 사용하기 위한 별도의 전력 공급 장치가 필요하다"며 "비상 전력 설치로 전 차종에서 전자식 및 수동 개폐가 가능하도록 의무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규옥 한국교통연구원 미래차교통연구센터장은 전기차 사전 관리·점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차량 생산에서 판매까지 생애주기별 안전 점검을 강화해 화재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자는 것이다.

김 센터장은 "배터리는 전기자동차의 핵심적인 부품이고 자동차의 안전에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제작사의 성능과 제작 기준에 부합하는지 검토하고,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작 기준을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기차의 화재안전 모니터링 항목을 만들고, 이를 표준화해 점검하는 한편 모니터링 결과를 제작안전 기준에 반영하는 것도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폐차 단계에서도 전기차의 사용 후 배터리 관리체계를 정립해 재사용과 재활용 단계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완성차 업계를 대표해 참석한 김준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스마트안전실장은 `전기차 비상전력 의무화`와 관련해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현재 한미 FTA에 의해 미국산 차량에는 비상전력 의무화를 적용할 수 없다"며 "일부 특정한 차량 문제를 전체 차량으로 일반화하는 것은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비상전력 장치를 설치한다 하더라도 전원이 끊기면 어쩔 수 없다"며 "지금처럼 특정 차량에 문제가 발생하면 리콜을 통해 시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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