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경우 예정보다 빨리 금리 인상에 나설 의향이 있음을 시사했다.
연준이 24일(현지시간) 공개한 이달 2∼3일 열린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다수의 참석자는 "물가상승률이 목표치보다 계속 높을 경우 현재 예상보다 빠르게 자산매입 속도를 조정하고 기준금리를 올릴 준비를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참석자들은 "(테이퍼링에 관한) 적절한 정책 조정을 집행하는 데 있어 유연성 유지가 원칙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의사록은 밝혔다.
또 일부 참석자들은 "월 150억 달러 이상의 자산매입 축소가 타당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위원회는 특히 인플레이션 압력을 고려해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조정하기에 더 나은 입장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시 FOMC 회의를 마친 뒤 연준은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 시작을 공표하면서 우선 11월과 12월 150억 달러씩 점진적으로 자산매입 규모를 줄이고, 상황에 따라 축소 규모를 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공개된 의사록 내용에 비춰볼 때 연준은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계속될 경우 테이퍼링 속도를 높일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자산매입 축소 규모를 월 150억 달러보다 늘릴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테이퍼링 시작 결정이 금리인상의 직접 신호는 아니다"는 당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 발언과 달리 이번 의사록은 물가 급등세가 이어진다면 금리 인상을 서둘러야 한다는 논의가 FOMC 내부에서 이뤄졌음을 시사한다.
FOMC 위원들은 향후 발표될 경제지표에 대해 "인내심 있는 접근"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도 "장기적 물가 안정과 고용 목표에 해가 될 수 있는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응하기 위해 망설임 없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11월 FOMC 이후 발표된 미국의 소비자 물가 지표들이 연준 목표치인 2의 2∼3배 수준이었다는 점에서 오는 12월 14∼15일 FOMC 정례회의에서 테이퍼링 속도와 내년 금리인상 시작 시점에 대한 논의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연준은 내년 중 물가 상승세가 진정될 수 있다는 전망도 함께 내놨다.
의사록에는 "참석자들이 상당한 인플레이션 압력이 과거 예상했던 것보다 더 오래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대체로 공급과 수요 불균형이 약화하면서 2022년 중 물가상승률이 상당히 줄어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고 적혔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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