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선착순 대출 전쟁…"분기초·인뱅 노려라"

전민정 기자

입력 2022-01-04 17:22   수정 2022-01-04 17:22

    <앵커>
    새해 들어 연간 단위로 설정됐던 대출 총량 한도가 재설정되면서 은행들의 대출 문이 다시 열렸습니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더 거세진 대출 옥죄기에 대출 받기는 더 팍팍해졌는데요.

    자세한 내용, 정치경제부 전민정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전 기자, 금융당국은 지난해와 같은 `대출중단` 사태는 없을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지만, 연초부터 대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면서요?

    <기자>
    네, 새해 첫날부터 인터넷전문은행인 토스뱅크에 대출 수요자가 몰리며 토스뱅크 앱의 대출한도 조회 서비스가 마비되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지난해 9월 문을 연 토스뱅크는 영업일 9일만에 대출 한도 소진으로 신규 대출을 중단했었죠.

    그런데 새해부터 `최고금리 연 3% 초반, 최대 한도 2억7천만원`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대출을 재개하자 대출한도를 조회하려는 실수요자가 대거 몰린 겁니다.

    보통 심사에서 한도 조회까지 1분 정도 걸리는데 이날은 3~4분 정도 걸렸다고 합니다. 심사 지연 메시지가 나오자 기다리다가 실제 1시간이 걸려 대출을 받은 이들도 있었습니다.

    특히 DSR 규제 강화가 3일부터 적용되는데, 그보다 이틀 앞서 대출을 재개한 점도 미리 최대한 대출을 받아놓고 보자는 심리를 더 부추겼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시중은행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대출 총량 한도가 리셋되면서 대출을 중단했던 일부 시중은행의 대출 창구도 다시 열렸다는데요.

    <기자>

    농협은행은 지난 3일부터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해 전체 가계대출을 정상화했고, SC제일은행도 지난해 8월부터 판매를 잠정 중단했던 신규 주담대 상품을 다시 선보였습니다.

    대출 정상화로 사라졌던 대출 우대금리도 속속 부활하고 있습니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축소했거나 폐지했던 우대금리를 되살렸고 농협은행도 이달 중 0.1~0.3% 수준이던 우대금리를 확대한다는 계획입니다.

    우대금리를 올리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대출금리가 낮아지는 효과를 볼 수 있게 되는데요.

    연초 대출 재개에 우대금리 부활 효과까지 겹쳐 시중은행에도 연초부터 대출 한도 조회와 문의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앵커>
    시중은행에도 인터넷은행처럼 대출 수요자가 몰린 사례도 나타났는지도 궁금한데요.

    <기자>

    네 있었습니다. 우리은행과 농협은행의 경우, 어제(3일) 금리 조건이 좋은 정책주택담보대출상품인 적격대출 판매를 시작했는데, 우리은행은 첫 날 곧바로 330억원 규모의 1월 한도를 모두 소진했습니다.

    농협은행의 경우 판매 재개 이틀째인 오늘 한도가 바닥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다만 시중은행 창구 상황을 알아보니 일반적인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 대출 수요가 막 몰리고 있지는 않다고 합니다.

    그동안 투자 수요가 많았는데 부동산 시장도 안정기에 접어들고 있고, 연초는 주택 거래 비수기인데다가 연말 상여금 등이 들어오기 때문에 아무래도 투자 보다는 예금에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어서입니다.

    <앵커>
    하지만 대출 한도가 올해 많이 줄어든 상황이라면, 시간이 갈수록 대출 문턱은 더 높아질 수 밖에 없지 않을까요.

    <기자>
    네 맞습니다.

    앵커가 말한대로 DSR 규제 등으로 올해 대출 한도자체가 지난해보다 줄어들기 때문에 본격적인 주택 거래 성수기와 이사철이 되면 은행 지점을 전전하는 `대출 난민`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DSR 규제가 강화되기 전인 지난해 이미 대출이 급한 이들은 대출을 다 받은 상황이라 현재는 `폭풍 전야`처럼 고요한 것이고요.

    토스뱅크의 사례에서 보셨다시피, 언제 다시 대출이 막힐 지 모르다는 `대출 절벽`에 대한 공포는 여전한 상황입니다.

    지난해 벌어졌던 `선착순 대출` 현상도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더 힘들어진 대출, 그래도 방법은 있을텐데요. 대출 빙하기 소비자들에겐 어떠한 전략이 필요한지요.

    <기자>
    우선 "분기초를 노려라"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그것도 매 분기가 시작되는 월 초가 더 대출을 받기 유리합니다.

    지난해 일부 은행에서 나타난 대출 중단 사태를 막기 위해 은행들이 분기별로 대출 한도 관리를 하기 때문입니다.

    인기가 많은 적격대출 상품같은 경우에는 월별로 한도를 관리하는 은행들이 있으므로 이 점도 기억해야 겠습니다.

    특히 오는 7월부턴 DSR 규제가 1억원 초과 대출로 강화되기 때문에 필요한 자금이 있다면 가급적 상반기에 대출을 받는 편이 낫다고 은행권 관계자들은 조언합니다.

    <앵커>
    DSR 규제의 핵심이 주담대 한도가 줄어드는건데, 내집 마련을 계획하고 있는 실수요자라면 대출 전략도 잘 짜야할 것 같은데요.

    <기자>
    주택 구입이 필요한 경우 심사기간을 감안해 한두달 전에 한도를 미리 알아보고 확보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예비 자금 확보용으로 개설해둔 마이너스통장은 한도를 최대한 줄이거나 없애는 게 유리합니다. 신용대출이 있다면 대출금을 미리 갚는 것도 방법입니다.

    1년 동안 갚는 원금과 이자가 연소득의 40%를 넘지 못하도록 하는 DSR 규제 때문에 기존 대출이 있는 경우 주담대 한도가 그만큼 줄기 때문입니다.

    당장 올해 1월부터 총 대출액 2억원만 넘어서도 DSR 적용을 받게 되는데요.

    연소득 4천만원인 무주택자가 서울에서 6억 원짜리 주택을 구입할 경우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지난해까지는 최대 3억6천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했지만 이달부터는 대출 만기를 최장 30년(금리 3.5%)까지 잡아도 최대 3억원까지밖에 대출을 받을 수 없게 됩니다.

    또 대출금리가 오른다고 이자를 줄이겠다며 무작정 대출을 갚았다간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대출을 갚았다가 다시 빌릴 때 강화된 DSR 규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한도가 줄어들 수 있어서입니다.

    <앵커>
    은행별로도 대출 상황은 다를 듯 싶은데요. 토스뱅크가 파격적인 대출 조건을 내걸었었는데, 그렇다면 인터넷은행에서 대출을 받는게 좀 더 유리할까요.

    <기자>
    맞습니다. 금융위원회는 중저신용 대출을 확대하라는 특명을 준 인터넷은행엔 대출 한도에 좀 더 여유를 줬습니다.

    올해 신규 대출을 받고자 한다면 시중은행보다 인터넷은행이 좀 더 유리하겠죠.

    지난해 대출 총량규제에 발이 묶였던 인터넷은행들은 새해 공격적인 영업을 예고하며 고객 유치에도 열을 올리고 있는데요.

    케이뱅크는 지난해 11월 중단한 고신용자 대상 마이너스통장 판매를 다시 시작했고 개인사업자 대출 상품도 검토 중입니다.

    카카오뱅크는 여전히 고신용자 대상 신용대출은 하고 있지 않지만 올 1분기 100%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내놓는다는 계획입니다.

    최근 임직원 테스트를 마치고 실제 상품을 이용할 외부 고객을 선정해 대출 절차에 맞춘 테스트에 나선 상황입니다.
    <앵커>
    네, 전 기자 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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