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는데요.
실적이 좋다고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실적에 걸 맞는 성과급을 지급하라는 요구가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양현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해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에서 인텔을 3년 만에 제치고 1위를 차지했고, LG전자 역시 경쟁사인 미국 월풀 매출액을 처음으로 뛰어넘었습니다.
SK하이닉스도 매출액이 40조 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만큼, 성과급도 역대급으로 지급하라는 요구가 거세지고 있습니다.
경쟁사 대비 성과급이 짜다는 겁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특별 격려금으로 전 직원 대상 기본급의 최대 200%를 지급한데 더해 메모리사업부 임직원 한정 기본급 300% 추가 지급안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영업이익 10%에 해당하는 기본급 1000% 추가 지급안을 발표하자 내부 구성원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노조는 지난주 고용노동부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하면서, 창사 이래 첫 파업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노조가 파업 수순을 밟게 된 가장 큰 요인은 영업이익의 25%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라는 요구를 회사 측이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올해부터 새로운 성과급 기준이 적용되는 LG전자 임직원들 사이에서도 성과급 지급을 앞두고 전운이 감돌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과도한 성과급 경쟁이 지속되면 기업의 신사업 투자를 위한 실탄 확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실제로 국내 매출 상위 30대 기업의 급여 총액 증가율이 직원 수 증가와 비교해 12배나 높습니다.
주주 권익 침해에 대한 비판도 제기됩니다.
[박주근 / 리더스인덱스 대표 : 기업은 크게 주주와 임직원, 여러 기업 협력회사라든지 세 가지로 구성돼 있는데 특정 한 쪽에만 이익을 과분하게 준다는 자체가 사실은 무리가 있는 것이죠. 주주들에게 주주배당이나 주주들의 권익을 위한 형태도 신경을 써야 되는 부분인데 그런 부분은 배제하고 오직 직원들을 위한 성과급을 많이 달라고 하는 것은 형평성에 있어서 문제가 되는 것 같고요.]
인재 유출을 막고, 근로 의욕을 고취시키기 위한 `성과급`의 목적이 변질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한국경제TV 양현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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