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셋을 둔 파키스탄의 한 임신부가 아들을 낳고 싶은 마음에 미신에 따라 자기 이마에 못을 박았다가 병원을 찾았다고 AFP 통신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은 이 여성이 치료를 받은 파키스탄 북동부 페샤와르의 병원 소속 의사인 하이다르 칸을 인용해 그 사연을 전했다.
슬하에 세 명의 딸을 둔 이 여성은 넷째가 아들이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종교적 미신을 믿고 이마에 못을 박아넣었다.
그러자 몰려오는 고통에 펜치로 못을 빼려다가 여의치 않자 병원을 찾았다.
여성의 머리를 촬영한 엑스레이를 보면, 5㎝가량의 못이 이마 윗부분을 뚫고 들어갔지만, 다행스럽게도 뇌는 비껴갔다.
못을 제거하는 수술을 집도한 칸은 "(당시) 의식이 명료했지만, 엄청난 고통을 호소했다"면서 망치나 다른 무거운 도구로 못을 내려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여성은 최초 병원 직원에게 신앙치료사의 조언대로 스스로 머리에 못을 박았다고 진술했다가, 이후 신앙치료사가 직접 나서 못질을 했다고 번복했다.
신앙치료란 질병이나 신체 이상을 치료하는 데 종교적 신앙을 접목하는 행위다.
무슬림이 다수인 파키스탄 전역에는 이슬람 신비주의 종파인 수피교 관습을 토대로 이런 미신 행위를 일삼는 신앙치료사들을 흔히 볼 수 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이어 통신은 파키스탄 등 남아시아 지역에서는 아들보다 딸이 추후 경제적으로 부담이 된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2016년 페샤와르 군사병원 연구진이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지역 내 이런 남아 선호 사상은 경제적 요인과 얽혀 있으며, 하층 계급일수록 이런 성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딸의 경우 결혼 지참금을 마련하기 위해 부모가 수십 년을 저축해야 하지만 아들을 통해서는 신부 측에게서 지참금을 받아낼 수 있어 경제적 부담이 덜하다는 설명이다.
페샤와르 경찰은 이번 일을 벌인 신앙치료사에 대한 정보를 얻어내기 위해 앞서 퇴원한 여성의 행방을 추적 중이다.
압바스 아흐산 페샤와르 경찰서장은 "병원 측에서 폐쇄회로(CC)TV 영상을 받았고, 이 여성과 이른 시일 내 연락이 닿길 바란다"면서 "곧 주술사를 붙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칸은 이번 태아의 성별도 여아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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