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성장' 막힌 시중은행...외형 다이어트 '올인'

전민정 기자

입력 2022-02-11 17:14   수정 2022-02-11 17:14

    <앵커>
    이처럼 4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경영효율 성적표를 들여다봤는데요. 더 자세한 이야기 정치경제부 전민정 기자와 함께 나눠보겠습니다.

    4대 시중은행 모두 최근 5년간 영업이익경비율(CIR) 지표가 모두 개선됐는데요. 어떻게 이러한 경영효율화를 이뤄낼 수 있었나요?

    <기자>
    CIR을 개선하려면 판매관리비 중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는 게 우선이겠죠.

    디지털화와 코로나 영향으로 은행 업무도 비대면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6월 기준으로 94%까지 올라섰습니다.

    이처럼 은행 점포를 찾는 고객들의 발길은 점점 끊기고 있고, 대도시 번화가에 은행 점포 하나를 유지하는 데만 1년에 15억 이상씩 필요한 상황에서

    고정비용이 드는 점포 수를 줄이는 게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최우선 선택지일 수 밖에 없습니다.

    실제 은행 점포수가 얼마나 줄었는지 보면요. 2016년부터 올해 1월까지 최근 5년여간 문을 닫은 4대 시중은행 점포는 모두 1,580곳에 달합니다.

    특히 최근에는 그 속도가 더욱 빨라져 지난 2년간 600여개 넘는 점포가 폐쇄됐습니다.

    <앵커>
    이렇게 은행 점포가 사라지면 은행에서 일하는 인력도 많이 줄였겠네요.

    <기자>
    네 맞습니다. 시중은행들은 점포 수 축소에 맞춰 희망퇴직 등을 통해 적극적인 인력감축에 나서고 있는데요.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4대 시중은행 임직원 수는 1,770여명 줄었는데요.

    최근 희망퇴직 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지난 한달간 희망퇴직으로만 이에 맞먹는 1,817명이 은행을 떠났습니다.

    희망퇴직제 시행은 당장 퇴직금 등과 같은 비용 지출을 감수해야 하지만 장기적으로 경영효율을 높이는 데 크게 도움이 됩니다.

    특히 최근 시중은행들이 파격적으로 최대 3년 치 급여와 각종 지원금까지 퇴직 조건으로 내걸며 3억원 이상의 퇴직금을 챙길 수 있게 됐고요.

    급격한 디지털화로 은행 창구직원들도 더 이상 비전을 느끼지 못하고 인생 2막 설계에 나서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 희망퇴직을 통한 인력구조조정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은행들이 `디지털 금융`에 속도를 낼수록 단순히 점포나 인력을 줄이는 것 이외에도 비용절감 효과가 커질 듯 싶은데요. 실제 어떤가요.

    <기자>
    은행의 판매관리비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통상 65% 수준입니다. 구조조정만으론 인건비를 크게 줄이기는 사실상 어렵다는 얘기죠.

    또 일자리 창출과 같은 은행 산업의 공공성을 해치고 디지털 소외계층 등 고객 불만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효율성을 높이겠다고 마냥 점포 수를 줄일 수도 없습니다.

    이 때문에 금융사들은 디지털 혁신 등을 통해 비용 효율성 개선에 적극 나서고 있는데요. 구체적인 사례를 살펴보면요.

    대표적인 것이 인공지능(AI) 행원 도입 입니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영업점에 AI 은행원 키오스크를 설치해 상품 등에 대한 간단한 상담과 계좌이체, 증명서 발급 등 금융거래도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와 함께 4대 시중은행 모두 무인형 디지털 점포, 은행과 증권 복합점포, 편의점 제휴 점포 개설 등으로 점포 효율화에 나서고 있고 우체국 지점을 이용한 업무 위탁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실제 디지털 혁신을 통한 CIR 개선 효과도 나타나고 있나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지난해 CIR이 가장 낮았던 하나은행의 경우 영업점 경비시스템자동화로 일반관리비를 크게 감축할 수 있었고요.

    신한은행은 시중은행 중 희망퇴직자 수가 가장 적은데요.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을 하지 않고도 남는 영업점 인력을 디지털 관련 업무에 재배치함으로써 높은 비용 효율을 유지했습니다.

    <앵커>
    디지털화로 점포와 인력구조조정에 열심일 수 밖에 없는 건 당연할테고, 이렇게 경영효율화에 은행들이 사활을 거는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 건가요.

    <기자>
    가계부채 급증에 따른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로 대출자산의 양적 성장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은행권은 `비용구조조정`을 서두를 수 밖에 없는데요.

    특히 대출 영업 규제가 계속되는 상황에선 비용절감 여부가 리딩뱅크를 가르는 관건이 될 수도 있는 만큼, KB금융과 신한금융은 올해 디지털금융 강화와 점포· 인력 축소에 따른 비효율성 개선을 보다 강하게 추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해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도 시중은행들은 이러한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는데요. `리딩금융` 1위 굳히기에 성공한 KB금융의 계획에 대해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서영호 / KB금융지주 전무 : 희망퇴직과 디지털라이제이션 비용 등 특이요인을 제외한 경우 CIR(영업이익경비율)은 46.3%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앞으로 당사는 수익창출력 강화와 전사적인 비용관리를 통해 과거 50% 중반 수준에 정체돼 있던 CIR을 중장기적으로 40% 초중반에 근접할 수 있도록 관리하고자 합니다.]

    시중은행의 디지털 전환과 인력 감축은 생산성 향상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지난해말 기준 전체 직원수 현황이 담긴 연간 실적 보고서가 나오는 다음달 중순 이후, CIR과 함께 은행의 효율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로 꼽히는 1인당 생산성이 얼마나 개선됐는지도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앵커>
    네, 전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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