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주재 러시아 대사가 우크라이나 동부 분쟁지역인 `돈바스` 등지에서 자국민이 피살되면 군사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러시아 RIA 통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치조프 EU 주재 러시아 대사는 이날 "우리는 도발을 당하지 않는 한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만약 우크라이나인들이 러시아를 상대로 공격에 나선다면, 또는 그들이 돈바스에서든 어디서든 러시아 시민을 살해한다면 우리가 반격한다고 해도 놀라선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돈바스는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이 사실상 점령한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를 일컫는다.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강제병합 이후 이 지역에선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반군 간에 간헐적인 충돌이 이어지면서 끊임없이 사상자가 발생해 왔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위한 구실을 만들기 위해 위장작전을 펼쳐 자국민이 피해를 보는 장면을 연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러시아가 대응 경고를 내놓아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재 돈바스 지역에선 위장작전을 위해 러시아 정보기관과 연계된 용병의 활동이 증가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는 상황이다.
돈바스 지역 친러 반군은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자신들에 대한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고 통신은 전했다.
한편, 러시아 의회는 돈바스 지역 친러 분리주의 세력이 수립한 `도네츠크인민공화국`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을 독립국가로 인정할 것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할지 이날 논의할 예정이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집권여당인 통합러시아당과 공산당이 발의한 해당 결의안이 러시아 하원(국가두마)을 통과한다면 돈바스 지역에 대한 러시아군의 진입을 정당화하는 근거로 쓰일 수 있다고 풀이했다.
푸틴 대통령이 이러한 내용의 결의안에 어떻게 반응할지는 불명확하다. 다만 그는 이달 초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러시아어 사용자 차별법 등을 제정하는 우크라이나의 행태를 고려할 때 러시아어를 쓰는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주민들의 안녕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고 WSJ는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