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 들은 것처럼 금융회사들은 앞다퉈 배당성향을 높이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른바 `배당주`로 불릴 만큼의 수준은 아니라는 아쉬움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옵니다.
정치경제부 문성필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문 기자. 금융회사들의 이른바 `역대급 배당` 발표에도 투자자들이 불만을 나타내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기자>
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의 총액을 의미하는 배당성향을 다시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한국 금융회사들의 배당성향은 25%를 조금 넘는 수준입니다.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 수준을 회복한 셈입니다.
하지만 조금 다르게 바라보자면 코로나19 발생 전 수준을 회복한 것. 이것이 전부입니다.
코로나19 전에도 사실 `배당주`라고 불릴 정도의 배당을 하지는 못했다는 겁니다.
글로벌 금융회사들이 일반적으로 배당성향을 30% 이상 유지하고 있는 점과 비교하면 아쉬운 부분이죠.
<앵커>
해외는 그렇고.
한국 주식 시장에 상장된 회사들 중에도 금융회사들보다 배당성향이 높은 회사들이 많이 있습니까.
<기자>
배당성향이 높다고 해서 반드시 배당주로 분류되는 것은 아닙니다.
배당을 할 수 있는 당기순이익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창출되는지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당기순이익이 적은 회사는 배당금이 적어도 배당 성향이 높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기순이익이 일정 규모 이상인 회사들 중 금융회사들보다 배당성향이 높은 회사들은 생각보다 많습니다.
비교적 규모가 큰 회사들이 상장된 코스피 시장으로 범위를 좁혀 봐도 많습니다.
제가 한번 세어봤는데요. 금융회사보다 배당성향이 높은 코스피 상장사만 40개입니다.
코스피에 상장된 기업 수가 822개인 점을 감안하면 꽤 많은 숫자죠.
아직까지 2021년 배당성향을 발표하지 않은 회사들도 있으니 이 숫자는 더 늘어날 수 있습니다.
<앵커>
배당성향이 높은 가장 대표적이 회사들 어디일까요.
<기자>
가장 대표적으로 통신주를 들 수 있습니다.
통신주는 경기 변화에 상대적으로 둔감해 이른바 `경기 방어주`로 꼽힙니다.
금융회사들의 배당성향과 비교해봐도 많게는 8%포인트 가량 차이가 납니다.
배당성향이 높다고 해서 배당금 총액이 많은 것은 아닙니다.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에서 배당금 총액이 차지하는 비중이니까요.
실제 배당금 총액 순위로만 보면 KB금융과 신한금융, 하나금융이 SK텔레콤보다 높은 순위에 위치해 있습니다.
<앵커>
결국 금융회사들의 배당금 총액 규모는 적지 않지만, 배당주를 대표할 정도의 배당성향은 아니다. 이런 이야기이군요.
한국 금융회사들의 배당성향이 낮은 이유가 있습니까.
<기자>
조금은 식상한 이야기일수도 있지만 가장 대표적인 이유로 규제가 꼽힙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최근에도 은행들에게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쌓으라고 주문하고 있습니다.
대손충당금은 금융사의 여신 중 부실채권을 미리 손실로 쌓아두는 금액입니다.
그러니까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쌓게되면 이익이 줄게 되고, 결국 배당을 할 수 있는 여력도 감소할 수밖에 없죠.
여기에 올해 3월 말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상환 유예 등 금융지원이 중단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금융당국은 이 부분 대출 부실화에 대비해 금융회사들에게 배당 성향을 줄이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난 2020년에 이미 금융위는 금융회사들에게 배당성향을 줄여 위기 관리를 강화하라고 요구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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