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23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준비를 마쳤으며 침공이 임박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이날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가스관 사업` 노르트 스트림-2`와 관련한 추가 제재도 발표하며, 러시아가 추가 침공을 감행하면 더 가혹한 제재에 나서겠다는 강한 의지를 거듭 확인했다.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에게 15만명 이상의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한 러시아, 벨라루스 접경지대에 배치돼 있다고 추산하며, 이들은 명령만 받으면 전면적으로 침공할 모든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이들 부대의 약 80%는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5∼50㎞ 내에 배치된 채로 진격 태세를 갖췄다고 부연했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별도 브리핑에서 "추가적인 러시아 군대가 (친러 분리주의 지역인)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으로 진입하고 있다"며 일부 러시아군의 돈바스 지역 이동 및 병력 증강 사실을 확인했다.
그동안 유럽연합(EU)이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유럽 회원국의 일부 고위인사들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분쟁지역으로 진입했다고 밝혀왔고, 일부 언론도 이를 직접 목격했다고 보도해왔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동부 진입은 확인된 게 없다`며 신중한 입장이었다.
커비 대변인은 그러나 우크라이나 동부 분쟁지역에 진입한 러시아군의 규모나 이들의 전투력 등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를 거부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 역시 브리핑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물러날 어떤 징후도 보지 못하고 있다면서 러시아의 전면적인 침공 가능성은 여전히 임박한 상태라고 말했다.
CNN은 앞서 복수의 정부 관계자를 인용,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을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쳤다는 첩보를 우크라이나 정부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기밀정보 공유 동맹인 `파이브 아이즈(미·영·캐나다·호주·뉴질랜드)`의 일원인 호주의 스콧 모리슨 총리도 지난 22일 언론 브리핑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할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며 "24시간 이내에 벌어질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우크라이나에서의 전면전 여부는 결국 러시아의 선택에 달린 것이라며 촉각을 곤두세웠고,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통해 향후 예상되는 러시아의 전면적인 침공에 대해 엄중 경고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노르트스트림-2 AG`와 그 기업 임원들에 대한 제재를 지시했다"며 "러시아가 계속 긴장을 고조시킨다면 추가 조치에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르트스트림-2 AG는 해당 가스관 건설을 주관한 스위스 소재 기업이다. 러시아 가스회사인 가즈프롬이 이 기업 지분을 100 보유한 만큼 이번 제재는 결국 모회사인 가즈프롬을 겨냥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에는 러시아 국책은행 2곳을 비롯해 푸틴 대통령의 측근 및 그 자제들에 대한 제재를 발표한 바 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푸틴 대통령에 대한 제재 역시 테이블에 옵션으로 남아있다"며 "그것은 추가적인 은행과 금융 분야에 대한 제재, 수출 통제 등과 함께 단계적 조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블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공격 승인을 했다며 UN 안전보장이사회 긴급 소집을 요청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친러 반정부군은 정부군의 공격을 주장하며 러시아에 군사적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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