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제롬 파월 의장의 연설에 안도하며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3일 오전 코스피는 1% 넘게 오르면서 2,730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파월 의장이 전날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서 "나는 0.25%포인트 인상을 지지한다"며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지속해서 높은 상태를 유지하면 금리를 더 올리는 등 적극적으로 움직일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한 것이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쳤다.
연준 위원 다수가 파월 의장과 같은 0.25%포인트 인상이라는 완만한 금리 인상을 지지하고 있지만, 일부 위원들은 0.5%포인트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이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0.25%포인트 인상을 시사하면서 우크라이나 사태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신중한 통화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그는 "파월 의장의 발언은 시장이 예상하는 수위라는 점에서 일단 시장에 안도감을 줬다"고 설명했다.
파월 의장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판도를 바꿀 `게임체인저`가 될 것으로 보이며 매우 오랫동안 우리와 함께 할 것 같다"고 말하고 "인플레이션이 올해 정점을 찍고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더 높아지면 더욱 공격적으로 움직일 준비가 돼 있다"라고도 했다.
박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당분간 미 연준의 공격적 긴축 기조에 제동이 걸린 것으로 평가된다"며 "고유가 장기화 등으로 인플레이션 전망이 재차 상향 수정돼야 미 연준이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나설 공산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미국 연준의 긴축 강도가 다소 완화했지만, 국내 증시에선 여전히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보수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김경훈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8월부터 시작된 국내 경기 수축 사이클이 이달까지 이어지면서 8개월 연속 위험자산 회피(리스크 오프·Risk off) 시그널이 생겼다"고 지적했다.
그는 위험자산 회피 강도에 대해 "지난달을 변곡점으로 약세로 돌아섰고 2008년 10월 금융위기 당시 급락 장세의 막바지에 해당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경기 사이클의 탄성을 고려할 때 국내 경기 사이클은 올해 상반기까지 수축 기조를 이어갈 개연성이 상존하다"며 "국내 증시는 상반기 동안 현 수준에서 방향성이 없는 횡보장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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