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한국을 비우호국가로 지정하면서 우리 기업들의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기업들은 주로 러시아 현지 대금 결제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데요,
가치가 떨어지고 있는 루블화로 수출대금을 받는 게 아닌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기업인들의 목소리를 신재근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기자>
정부가 러시아 수출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러시아가 한국을 비우호국가로 지정하면서 우리 수출기업들이 환차손은 물론 유동성 위기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여한구 / 통상교섭본부장: 현지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적시적인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보고…기업 애로 등의 문제를 가지고 관계부처에서 긴밀하게 협의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수출 현장을 누비는 기업들은 러시아 제재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합니다.
최근 러시아에서 `조 단위` 수주를 따낸 한 조선업체는 말 그대로 비상입니다.
하루가 다르게 가치가 떨어지고 있는 루블화로 수출대금을 받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 때문입니다.
[조선업계 관계자(음성변조): 시간이 흘러서 금융제재가 구체화되고, 상황이 언제까지 갈 것인지를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상황 보고 면밀히 검토하고 있습니다.]
루블화는 한 달 만에 가치가 달러화보다 40% 넘게 떨어졌습니다.
러시아로 향하는 하늘길과 바닷길이 막히면서 물류 업체들도 사정은 마찬가집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음성변조): 이번 사태와 관련해서 현지에서는 생산과 물류 운송 측면에서 조금씩 영향을 받고 있고요. 사태 장기화 여부나 추가적인 서방 제재 상황을 보면서 추가 대책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자금 사정이 상대적으로 나은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 사정은 더욱 어렵습니다.
대금 결제가 하루만 늦어져도 당장 유동성 위기를 겪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소기업 관계자(음성변조): 러시아 은행이 거래가 안 되니깐 어떤 방식으로 받을 수 있는지, 또 환차손이 발생하는 부분이 우려됩니다.]
물론 러시아 수출기업이 무역보험공사에서 관리하는 단기 수출보험을 통해 유동성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있습니다.
하지만 해당 보험에 가입한 기업은 4,800여 개 기업 중 181곳에 불과합니다.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가리지 않고 피해를 호소하는 기업들이 계속 늘고 있지만, 정부는 아직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신재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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