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에서 관중이 던진 맥주컵에 부심이 머리를 맞아 경기가 중단되는 일이 벌어졌다.
불상사는 19일 오전(한국시간) 독일 보훔의 보노비아 루르슈타디온에서 열린 2021-2022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27라운드 보훔-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 경기에서 일어났다.
홈팀 보훔이 0-2로 끌려가던 후반 24분의 일이었다.
이날 경기 부심으로 나선 크리스티안 기텔만 심판이 관중이 던진 것으로 보이는 플라스틱 맥주컵에 머리 뒷부분을 맞았다. 기텔만 부심은 컵을 집어 밖으로 던지고 나서 제 자리에서 한쪽 무릎을 꿇고는 뒤통수를 만졌다.
자신에게 다가온 베냐민 코르투스 주심에게 기텔만 부심은 엄지를 들어 `괜찮다`는 사인을 보냈다. 하지만 코르투스 주심은 바로 경기를 중단시키고는 기텔만 부심과 함께 대기실로 발길을 옮겼다.
보훔 선수들은 맥주컵이 날아든 관중석 쪽을 향해 불같이 화를 냈다.
이후 양 팀 선수들이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몇 분 지나 장내 아나운서는 관중석에서 날아든 물체 때문에 경기가 중단됐다고 알린 뒤 "(이 같은 행위는) 여러분 자신을 망가뜨릴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과 우리 구단을 망가뜨리는 일"이라며 자제를 요청했다.
경기가 중단된 지 15분쯤 지나 묀헨글라트바흐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나와 원정 팬 쪽으로 가서 인사하고는 다시 물러났다. 이어 이날 경기가 연기됐다는 장내 방송이 나왔다.
경기가 언제 재개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AP통신은 이와 유사한 일로 분데스리가에서 경기가 중단된 것은 2011년 4월 장크트 파울리-샬케전 이후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보훔 구단에 따르면 기텔만 부심은 검사를 받기 위해 병원으로 이동했다.
보훔 구단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기텔만 부심에게 사과드린다"면서 "우리에게는 가장 당황스럽고 끔찍한 밤이다. 엄청나게 어리석은 짓이었다"며 무분별한 행동을 한 팬을 비난했다.
보훔 구단은 또 공식 성명을 내고 기텔만 부심의 빠른 회복을 기원하면서 해당 관중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한 경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신원이 확인되면 경기장 입장 금지, 클럽에서 추방 또는 시즌 티켓 몰수와 같은 추가 조처를 하겠다면서 손해 배상도 청구할 수 있음을 알렸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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