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이 넷플릭스로 간 이유 [이지효의 아이 '돈' 노우]

이지효 기자

입력 2022-04-08 13:23   수정 2022-04-08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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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가 지난해 공개한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 우승상금 456억원을 놓고 참가자들이 벌이는 생존 게임 이야기를 그린 작품인데요. 오징어게임이 지난 한해 최고 흥행작이었다는데 반론을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겁니다. 무려 53일 동안 전 세계에서 `오늘의 TOP10` 1위를 유지했고 공식적으로 역대 가장 많은 시청 가구 수를 기록한 넷플릭스 오리지널이라는 타이틀을 따내기도 했습니다. 결과만 놓고보면 넷플릭스의 선택은 탁월했습니다. 하지만 스트리밍 글로벌 1위 기업 넷플릭스가 어쩌다 우리나라 작가가 쓰고, 우리나라 배우로 가득한 드라마에 투자를 하게 됐을까요. 이번 <아이 `돈` 노우>에서는 오징어게임이 넷플릭스의 손을 잡을 수밖에 없었던 뒷 얘기를 들려 드리겠습니다.

    ● 오징어게임, 넷플릭스 손을 잡았던 이유

    넷플릭스는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른 북미 시장을 대신해 독점 사업자가 없는 아시아 시장으로 눈을 돌렸습니다. 특히 한류 콘텐츠가 잠재력이 풍부하다는 판단이 있었죠. 넷플릭스는 2016년 국내에서 처음 서비스를 시작했는데요. 당시에는 이제야 서비스를 시작한 스트리밍 업체가 콘텐츠를 제작하기 쉽지 않은 환경이었죠. 그런데 한국의 콘텐츠 사업자들은 넷플릭스에 콘텐츠를 쉽게 내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한국이 제일 경쟁력 있게 만드는 로맨틱 코미디 같은 콘텐츠요. 넷플릭스는 전략을 바꿔 한국 방송사들이 채택하지 않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하기 시작했죠. 그래서 직접 전 세계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기로 결심합니다.

    이 전략으로 탄생한 게 킹덤이나 오징어게임 같은 콘텐츠죠. 실제로 오징어게임을 만든 황동혁 감독은 언론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합니다. "`오징어게임`은 오직 넷플릭스에서만 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다들 안 된다고 했는데 넷플릭스가 된다는 것을 보여줬다." 실제로 황 감독은 오징어게임을 2008년에 구상하고 2009년에 극본으로 쓰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고 현실성이 떨어지는 작품이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고 투자자, 배우들에게 다 거절 당했다"고 털어 놓았죠. 10년이 훌쩍 넘어 작품을 내놓은 지금도 `잔혹한 소재`라는 이유로 일부에서는 꺼렸을 정도였습니다. 그럼에도 넷플릭스는 형식과 수위, 길이 등의 제한을 두지 않았고 글로벌 흥행작을 탄생시킨 겁니다.

    ● "로컬이 대세"…넷플릭스 오리지널 전략

    오늘날 넷플릭스하면 오리지널 콘텐츠를 빼고 말할 수는 없죠. 넷플릭스가 서비스 출시 당시부터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었습니다. 1997년 넷플릭스는 우편을 통해 DVD와 비디오를 대여해주는 콘텐츠 유통 사업자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이때도 넷플릭스의 꿈은 글로벌 콘텐츠 기업이 되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글로벌 콘텐츠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자신의 콘텐츠 없이는 사업을 영위하기 힘들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콘텐츠를 다른 국가에 제공하기 위해서는 각 국가에 해당하는 라이선스를 얻어야 했기 때문이죠. 이에 넷플릭스는 자신들의 원칙에 맞춰 전 세계 동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기로 결심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넷플릭스의 첫 오리지널 시리즈를 2013년에 나온 `하우스 오브 카드`로 알고 있습니다. 사실 넷플릭스 최초의 시리즈는 2012년 노르웨이 드라마로 시작한 `릴리해머`인데요. `릴리해머`는 노르웨이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는 뉴욕 갱스터의 삶을 그리고 있습니다. 넷플릭스는 최근 첫 오리지널 콘텐츠 공개 10주년을 맞아 공개한 자료에서 `릴리 해머`에 대해 "첫 오리지널 콘텐츠로 발표하기에는 독특한 선택이었다"고 자평하기도 했는데요. `릴리 해머`가 로컬 이야기였기 때문입니다. 특정 문화를 배경으로 한 콘텐츠가 전 세계에서 공감을 얻을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던 거죠. 하지만 그 이후로 각 국가만의 독특한 문화를 소재로 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는 빛을 발하기 시작했습니다.

    ● 시대의 흐름을 읽은 넷플릭스…다음은?

    리드 헤이스팅스가 넷플릭스를 시작했을 당시 이미 미국에는 업계 강자가 있었습니다. 같은 비디오 대여 사업을 했던 블록버스터죠. 부동의 1위였던 블록버스터를 상대로 신생기업이었던 넷플릭스가 어떻게 시장 구도를 뒤엎어 버렸을까. 넷플릭스는 대여 연체료를 아예 없애버리고 그 대신 구독료를 받기 시작하는 `역발상`을 시도했습니다. 여기에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과감하게 OTT로 서비스를 바꾼 것도 주효했습니다. OTT 서비스는 별도의 셋톱박스 없이 인터넷을 통해 볼 수 있는 TV인데요. 넷플릭스는 과거 블록버스터 시장을 잠식했던 것처럼 기존 지상파 방송과 케이블TV의 역할을 대체하고 있고요. 지난 2013년에는 미국 최대 케이블방송 HBO의 가입자 수를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잘 나가던 넷플릭스에도 위기가 닥쳤죠. 디즈니플러스, 애플TV, 아마존프라임 등 경쟁업체들의 거센 도전 때문입니다. 실제로 지난 1월 발표한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시장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는데요. 2020년 신규 가입자가 3,600만명이었던 것과 비교해 지난해 신규 가입자가 1,820만명에 그치며 대폭 줄었기 때문입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올해 주가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죠. 지난해 11월 700달러를 넘보던 넷플릭스 주가는 지난 1월 실적 발표를 전후해 곤두박질 치면서 현재 반토막이 난 상황입니다. 위기 때마다 혁신과 변화로 극복해왔던 넷플릭스. 넷플릭스가 OTT 시장의 격화라는 지금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지도 궁금해지네요. 지금까지 <아이 `돈` 노우> 이지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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