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외무성이 제작한 욱일기 홍보 영상이 국내 유튜브에 한국어 광고로 등장했다.
일본 외무성은 지난해 10월 `일본의 오랜 문화로서의 욱일기`라는 제목의 영상을 한국어, 영어, 중국어로 제작해 공식 유튜브 채널에 게시했다. 27일 현재 119만여 건에 달하는 조회 수를 기록했다.
해당 영상은 "욱일기는 일본 문화의 일부이며, 수백 년에 걸쳐 내려온 전통문화가 현대에서도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욱일기는 스포츠 응원에서 사기를 북돋우며 승리를 기원한다", "욱일기 문양은 일본의 고유한 것이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서도 받아들여 널리 사용되고 있다" 등 욱일기 미화 내용으로 가득하다.
이 영상은 최근 국내 유튜브에 한국어 광고로 버젓이 등장해 문제가 됐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보자마자 신고했는데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는다", 정신 바짝차리지 않으면 일제시대 다시 돌아온다", "유튜브를 아예 시청 금지 운동을 해야 한다" 등 격한 반응이 쏟아졌다.
사이버 외교 사절단 반크는 즉각 유튜브코리아에 항의 서한을 보내고 광고 금지 요청을 하는 등 시정 운동에 나섰다고 27일 밝혔다.
반크는 "일본 정부는 1870년 일본 육군 군기, 1889년 일본 해군 깃발로 채택된 욱일기 디자인을 `전통 문양`이라고 강조하지만, 욱일기가 침략전쟁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사용된 제국주의 전범기라는 사실을 숨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일본 제국주의가 욱일기 깃발 아래 전쟁을 확대했고, 아시아인 2천만 명의 목숨을 빼앗아갔을 뿐만 아니라, 강제노역·성노예·착취 등 각종 범죄를 저지른 사실을 은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욱일기는 `전범의 깃발`이며, 100년 전 일본 제국주의의 침략으로 인해 고통당했던 한국, 중국 등 아시아인들에게는 독일 나치의 `하켄크로이츠`와 같다는 얘기다.
하켄크로이츠는 독일어로 `갈고리 십자가`라는 뜻으로, 히틀러와 나치즘의 상징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반크는 "일본 외무성이 유튜브에 욱일기 홍보 영상을 올리는 것도 문제지만, 이런 왜곡된 영상을 전 세계 유튜브 채널, 특히 한국인들이 보는 한국어 채널에 광고하는 것은 더욱 큰 문제"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유튜브는 광고 정책에서 `인종차별, 혐오 등을 조장하는 콘텐츠는 광고로 금지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박기태 반크 단장은 "자신들이 스스로 정한 규정에 따라 유튜브코리아는 인종차별, 혐오 등을 조장하는 콘텐츠에 해당하는 욱일기 광고를 즉각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크는 국내 누리꾼들에게 유튜브 사이트 내 `의견 보내기` 기능에서 항의서한을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이와 함께 욱일기 광고 금지를 요구하는 디지털 포스터를 소셜미디어(SNS)에서 배포하고, 글로벌 청원도 진행할 계획이다.
(사진=반크)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