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있는 신고가…KT의 마지막 퍼즐 '지주사' [심층분석]

김민수 기자

입력 2022-04-12 19:30   수정 2022-04-12 19:30

    <앵커>
    그동안 통신주는 내수시장을 나눠먹고 있는 탓에 `경기방어주`라는 타이틀은 지켰지만, 그만큼 투자자 입장에서는 진부하고 재미없는 주식이었습니다. 주가도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했는데요.

    하지만 올해 들어 유독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요. 특히 8년 만에 신고가를 쓴 KT의 상승세가 놀랍습니다. 산업부 김민수 기자와 함께 달라진 KT에 대해 자세히 분석해보겠습니다. 김 기자, 먼저 KT 주가부터 짚어보죠. 지금 어떻습니까?

    <기자>
    오늘 KT 주가부터 살펴볼까요? 종가가 3만6000원입니다. 올해 첫 거래일인 1월 3일 주가가 3만350원이었으니까 석 달 새 20%나 오른거죠. 같은 기간 코스피는 3천선에서 2600 중반까지 빠졌죠. 그러니까 10% 하락하는 시장을 이기고, 20% 오른 셈입니다.

    단순히 통신주니까, 경기방어주니까 올랐겠지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통신 3사 주가를 비교해 봤습니다. 보시는 것이 지난 1분기 통신 3사의 주가 상승률 그래프입니다. KT가 16.7% 오르는 동안, SK텔레콤은 2.9% 상승하는데 그쳤구요. LG유플러스는 오히려 1.7% 하락했습니다. KT가 유독 돋보이죠.

    KT는 지난 7일 장중 3만7400원을 기록했는데, 8년 만에 역사적인 신고가였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왜 KT만 더 오르는 걸까요?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기자>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외국인들이 사기 때문이죠. 일단 3월 이후 외국인들이 통신업종을 3500억 원 가량 순매수했는데, 그 중 절반이 넘는 1600억 원 정도가 KT로 향했습니다.

    그렇다면 외국인 왜 사느냐? 가장 큰 이유는 파격적인 배당입니다. KT는 3년 연속 배당을 늘리고 있는데, 지난해 배당은 일 년 전보다 40% 넘게 올렸습니다. 배당수익률이 5.3%에 달하죠. 적극적으로 주주친화적인 정책을 펼치겠다고 밝히고, 또 그걸 증명하면서 투자자들이 믿고 투자하고 있는 거죠.

    여기에 더해서 실적 전망도 괜찮습니다. 5G 통신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올해부터 본격적인 이익이 기대되고 있고,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는 미디어 사업 역시 시장에서 다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죠.

    <앵커>
    CEO의 의지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구현모 KT 대표는 유독 주가에 관심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기자>
    구현모 대표는 취임 이후 `주가 관리` 챙기는 별도의 부서를 만들 정도로 특별히 `주가`를 챙기고 있습니다.

    KT가 가진 가치에 비해 시장에서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한다는 아쉬움을 여러차례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적극적인 주주친화정책을 시작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죠.

    지금 KT의 주가는 구현모 대표가 취임 후 시작한 `디지코 KT`의 결실이 시장의 평가를 받기 시작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통신사를 말하는 `텔코`에서 디지털플랫폼기업인 `디지코`로 변신하겠다는 건데요.

    일단 주가로 성적표를 매겨보면요. 구현모 대표 취임일인 2020년 3월 30일 주가가 1만9700원이었습니다. 오늘 종가가 36000원이니까 84% 올랐네요.

    <앵커>
    일단 증권가의 반응도 뜨겁습니다. 목표가를 올리는 증권사들이 늘고 있네요?

    <기자>
    워낙 주가가 파죽지세로 오르다보니 목표주가가 거의 눈앞에 온 곳들도 있었거든요. 지난 7일 이후 KT의 목표주가를 올린 증권사들이 지금까지 4곳이나 등장했습니다. 직전 목표가를 10% 넘게 올린 곳도 2곳이나 됩니다.

    드디어 5만 원대 목표가까지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5만 원이라는 목표가는 KT 입장에서 굉장히 상징적인 숫자거든요. KT 내부 소식을 들어보니 상당히 고무된 분위기였습니다.

    증권사 리서치센터들을 추가 취재해 보니 앞으로도 목표주가를 올리는 곳들이 속속 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KT는 MSCI지수 편입도 기대되고 있지 않습니까? 현재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일단 MSCI 지수에 새로 편입이 되면 통상적으로 주가가 상승하는 패턴을 보이기 때문에 기대감은 큽니다.

    편입이라는 이벤트에 더해서 지수를 추종하는 자금이 들어오고 지수 편입을 예상한 선취매가 들어오거든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가능성을 크지 않아보입니다.

    KT는 외국인 지분이 49%를 넘을 수 없거든요. 그런데 MSCI 편입 규정에는 외국인 추가 보유 여력이 15% 이상이어야 한다는 규정이 있습니다. 현재 KT의 외국인 지분 보유율이 41.78%인데, 제한선인 49%까지는 채 10%도 남지 않았거든요.

    하지만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계속 이어진다는 점을 악재로 볼 수도 없다는 점에서 크게 아쉬울 것은 없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최근 주총에서 구현모 대표가 지주사 전환을 공식화하면서, 재편 시나리오에서 관심이 많습니다. 결국 KT 주가의 근본적인 레벨업을 좌우할 수 있는 마지막 퍼즐이 아닌가요?

    <기자>
    정확히 말하면 `지주형 회사`가 맞는 표현입니다. 공정거래법상 금융 자회사인 비씨카드와 케이뱅크가 있는 KT는 지주사로 전환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지주형 회사`라는 표현을 쓰는 거죠.

    현재 KT는 48개 달하는 어마어마한 계열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문어발처럼 정말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는 있는데 효율적이지도 않습니다. KT 본사만 하더라도 사업군이 5개나 되거든요. 이제는 단순한 통신사로 보기 어렵습니다.

    엄청난 비효율이 존재하고 곳곳에 구멍이 많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그래서 분리나 통폐합을 통한 사업조직 재편이 기대되고 있는데요. 기업가치를 높이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최근 미디어 분야를 스튜디오지니를 중심으로 나머지 자회사를 포진시키는 지주형 형태의 시도를 했는데, 그것이 좋은 예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스튜디오지니가 사실상 중간지주사 역할을 하면서 미디어 콘텐츠 기획, 제작, 유통 등을 주도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거죠.

    이처럼 금융은 BC카드 중심으로, 네트워크나 커머스 역시 각각 분야를 묶어서 재배치 하는 방안이 유력합니다.

    <앵커>
    하지만 KT 역시 LG화학의 경우처럼 물적분할을 할 가능성이 높아서 그에 대한 우려도 있습니다. 어떻습니까?

    <기자>
    논란의 중심에 섰던 LG화학과 마찬가지로 KT도 물적분할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입니다. KT는 주인이 없는 회사기 때문에 대주주의 지분율 변동을 가져오는 인적분할을 선택한 이유가 없기 때문이죠.

    하지만 경우가 좀 다릅니다. 중요한 사업을 때어내는 의미가 아니라, 오히려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던 사업들의 가치를 재평가 받는 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증권사에서는 사업재편으로 인한 가치 재평가와 신사업 자회사의 상장 등이 오히려 주가에 더 긍정적이라고 평가합니다.

    KT 주가가 근본적인 레벨업을 하려면 더이상 그냥 통신사 대접을 받으면 안되거든요. 그 핵심에 사업구조 재편을 통한 지주형 회사가 있는 거죠.

    현재 KT 내부적으로 지주형 회사 전환을 위해 구체적인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구현모 대표의 임기가 내년 3월까지인데, 연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거든요.

    KT 주변을 취재해 보니까 연말 정도에 지주형 회사 전환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사업재편에 나서는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합니다.

    [KT는 어쩌다 핫한 주식이 됐나?]
    #공룡의변신 #CEO효과 #디지코가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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