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주체인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매입임대주택 관련 예산을 축소할 가능성이 높아져서다.
공사의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가운데 부동산 가격까지 오르자 공공주택으로 공급하기 위한 주택을 매입하기 어려워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SH공사는 내년부터 서울시 내 공급될 매입임대주택에 대해 공사의 재정 부담을 낮춰달라고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에 건의할 계획이다.
예산을 얼마만큼 줄일 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아예 재정을 투입하지 않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매입임대주택은 SH공사가 다세대·다가구 등을 사들여 공공주택으로 공급하는 사업이다.
임대료가 주변 시세의 30~50% 수준으로 형성돼 저소득·무주택 서민들의 호응을 얻어 왔다.
하지만 매입가격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하기 때문에 매입임대주택 공급이 증가할 수록 SH공사의 손해도 늘어나는 구조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주택 유형과 상관없이 부동산 가격이 오르자 SH공사의 매입 부담이 더욱 높아졌고, 결국 백기를 든 것이다.
SH공사는 지난 2002년부터 2020년까지 4조801억원을 들여 2만997가구(1,730채)의 매입임대주택을 취득했다.
이 기간 동안 서울시 내 다세대주택 매매 가격은 85% 오르며 전국 상승률(74%)을 웃돌았다.
SH공사의 건의가 받아들여지면 내년부터 서울시 내 매입임대주택은 국고보조금과 시 예산 위주로 공급된다. 예산이 줄어드는 만큼 매입임대주택 공급도 줄어들 전망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SH공사의 부채는 17조5,300억 원으로 지방공기업 중 가장 많다. 오는 2024년에는 유동성 위기까지 감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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